우리나라 반려견 인구는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제주지역도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이 13만 마리에 달한다. 가구로는 전체의 32.3%로 10가구 중 3가구가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데는 양육비도 만만치 않은데 가장 큰 부담은 병원비라고 한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1회 평균 병원비가 11만1259원에 달할 정도다. 그런데 진료비도 높은데다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보가 제주시내 동물병원 8곳을 대상으로 문의한 결과도 그렇다. 예방접종비, 기본검사비, 중성화수술비, 치과(치석 제거) 의료 등에서 진료비가 적게는 2배부터 많게는 6배까지 달랐다. 검사비의 경우 일반혈액검사는 2만~10만원, 엑스레이 1만~5만원, 초음파 2만~10만원의 차이가 났다. 또 중성화수술은 암컷은 15만~60만원, 수컷은 5만~3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동물병원마다 의료비용이 천차만별인 것은 현재 진료비 표준 가격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99년 동물병원들의 담합을 막고 자율경쟁을 통해 비용 하락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동물 의료수가제를 폐지한 탓이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는 현실은 진료비 감소 효과보다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로 소비자들의 불만과 경제적 부담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진료비 차이는 병원 위치와 자릿세 영향이 크다는 것이 동물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24시간 운영 여부나 사용기기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상태에 따라서도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편차가 너무 터무니없다면 문제다. 반려견 인구 증가로 동물병원을 찾는 일도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진료비 과다부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통일된 기준과 제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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