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환 ㈜아일랜드 대표·논설위원
그동안 제주도는 자연관광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을 소개하며 관광을 제시했다. 1500만의 관광객 수 중에 1000만에 가까운 국내 관광객의 수가 가장 큰 숫자를 차지하며 2∼3번 방문하는 숫자가 늘어나는 지금, 제주도는 산과 자연의 길에서 한 차원 더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명확한 콘셉트를 뚜렷하게 제공하는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한 시기다. '한번 가봤잖아'에서 시작되는 제주도 관광은 그만큼 1차적 관광에 머물고 있다. 저마다 여행 이유가 어떻게 됐던, 새로움을 찾고 즐기는 것이 가장 큰 첫 번째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주 관광도 이제 전략적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봤을 때 제주도가 이제는 명확한 한 가지의 아이템으로 관광을 리브랜딩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유명세에 기반한 여행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 여행 인구가 다시 찾게 되는 제주도가 되길 바랐을 때는 좀 더 고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제주도를 올레길 여행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처럼 뚜렷한 마니아층과 함께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팬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라산 등반, 만장굴 관광은 세계 자연유산이라는 타이틀로 자리 잡고 있지만, 산과 동굴이라는 단순 관광이라는 소재로 봤을 때는 타 지역과의 차별적인 관광을 제시하기는 힘들다.
제주도 관광의 대외 이미지와 걸맞은 내실 있는 관광서비스를 연구해야 한다. 지금은 일본 관광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소도시, 관광 콘텐츠 사례연구를 위해서 일본의 사례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나오시마 섬은 일찍이 문화예술의 섬이라는 명확한 주제로 예술가는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섬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지 오래다. 다양한 예술작품과 함께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 주제 등은 예술과 일상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쓰레기 섬이었던 곳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새로운 시도였고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거대한 자연예술의 성지 제주도, 권역별로 자연 예술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도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를 주제로 다양한 권역별 자연의 섬이 자리 잡고 있다. 해수욕장, 주상 절리대, 일출봉 등으로 주제를 잡고 있지만, 이러한 자연관광의 주제를 먹거리, 볼거리 등의 수준에서 머문다는게 한계다.
하나의 예로 접근해 본다면, 지질학적으로 우수한 수월봉과 한반도에서 가장 이른 토기 제작 사례로 알려진 고산리 유적 지대를 선사시대 역사의 대표적 유적지로 스토리텔링해 체험 박물관 등을 통한 고인돌 체험, 신석기 토기 만들기 등의 체험 학습 또는 축제가 수학여행 시즌인 봄, 가을에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교육적인 콘텐츠로 알려지는 또 다른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 해본다.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로 요즘같이 역사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성장할 때에 자연스럽게 관광과 연계하면 여행의 즐거움과 교육을 함께 성장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도는 관광도시가 된지 오래다. 관광산업이 팽창하면서 지역민의 삶이 많이 불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관광이 주 수입원이면서 관광도시라는 타이틀을 버리는 것은 근 30년간의 세월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본다. 이제는 관광의 적절한 수용을 통해 지역민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할 때라고 본다. 관광의 성장이 멈춰가고 있는 이때 조금 더 내실 있고, 지역을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통해 지역만의 콘텐츠를 관광에 접목시켜야 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