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영 작.

오기영 개인전 ‘항-제주의 삶과 자연을 읽다’ 4~15일 돌담갤러리

제주옹기는 제주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대표적 생활유물이다. 식수용 빗물을 저장하고 곡식을 담아두고 음식을 조리하는 도구로 쓰였다. 쓰임새는 달라도 보통 ‘항’으로 불렸다.

제주출신 오기영 한국화가의 개인전 ‘항-제주의 삶과 자연을 읽다’가 4일부터 15일까지 돌담갤러리(제주시 중앙로 58)에서 열린다.

작가가 ‘항’을 작업하는 기본재료는 한지다. 한지는 어머니의 성품처럼 어떤 형태도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지녔지만 건조가 되면 어떤 재료보다 강인하고 견고해진다. 작가는 어머니의 ‘항’을 석고로 떠 틀을 만든 후 종이를 붙이면서 캐스팅(주조)을 진행했다. 캐스팅에 사용되는 한지는 화산송이, 현무암 돌가루 등을 첨가한 펄프와 닥 등을 혼합한 것으로 이렇게 떠낸 ‘항’은 맑고 투명한 색을 지녔으며 건조되면 더욱 견고한 형태가 됐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위해 떠올린 것은 집에 줄지어 있던 ‘항’이다. 어머니의 살림도구이자 재산이기도 했던 ‘항’을 통해 어머니의 지난 시간을 가늠해보고 추억속 이야기를 다시 불러냈다.

한편 오기영 작가는 제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와 동덕여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그동안 17회의 개인전과 100여회가 넘는 단체전을 가졌으며 2000년 제주도미술대전 대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문의=010-4699-1753.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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