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독특한 자연과 생태, 문화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제주에서 관광산업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맏형 산업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비록 구체적으로 어느 선까지 관광산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지만, 대략적인 면에선 여러 산업과 융복합될 수 있는 제주의 생명 산업인 만큼 그 결실이 제주 곳곳에 퍼져 지역경제를 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에서는 2018년 제주관광 산업의 조수입 추계(잠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제주관광 조수입은 6조5390억원(잠정)으로 2017년에 올린 5조7000억원(확정)에 견줘 14.7%(8390억원) 증가했다.

업종별 조수입액을 살펴보면 소매업이 2조9300억원으로 전체의 44.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예술·스포츠·여가업 9620억원, 음식점업 8190억원, 숙박업 7490억원, 운수업 6190억원, 기타업 4600억원 순이었다.

이처럼 1년만에 15%에 가까운 조수입 증가를 이뤄내며 제주관광 산업은 성장을 이뤄냈지만, 도민 파급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도 상존하고 있다.

면세점과 카지노업종만 크게 성장했을 뿐, 숙박업과 음식업 등 소비에 따른 도민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의 수입은 오히려 2017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분야에 따라 다소 긍정적인 부분도 얻을 수 있었다.

실제 2017년 대비 지난해 외국인 조수입 증감액은 면세점과 카지노를 제외한 소매업에서 570억원, 음식점업 90억원, 여가·스포츠·레저업에서 130억원, 기타업에서 50억원을 기록했다.
숙박업에서만 △10억원을 기록했을 뿐, 대다수 산업이 오름세를 보여 외국인 관광객 조수입 증가에 따른 도민 파급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내국인 제주관광 조수입(4조3000억원)은 국내 관광객의 제주행이 전년대비 3.3% 감소하면서  이와 유사한 3.4%(2017년 4조1740억원) 동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나, 내국인 관광객 1인당 조수입은 2017년 30만9000원, 2018년 30만8000원으로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질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난해 제주관광 산업은 2017년에 비해 1조원 가까운 조수입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민사회에서 지적된 것처럼 여전히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높아진 조수입에 상응할 정도의 온기가 지역에 돌아야 하는데, 지금의 제주경제는 엄동설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수입은 많지만 지역에 환류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공사를 비롯한 도내 관광업계 모두가 관광객의 접근성 강화와 고부가가치 관광 콘텐츠 개발 등의 노력을 통해 관광객 유치를 확대함으로써 도민 파급효과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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