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 취재2팀 차장

지난달 31일 밤 11시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가 독도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응급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야간에 출동한 소방헬기가 추락한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 헬기는 독도에서 조업중 부상을 당한 응급환자와 동료 선원, 소방대원 등 모두 7명을 태우고 이륙한 뒤 2~3분 만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 당국은 사고 나흘만인 3일 오후 2시쯤 해군 청해진함 갑판으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동체를 인양한 뒤 내부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앞서 수색 당국은 실종자 7명 중 지난 2일 헬기 동체 안에서 1구, 동체 밖에서 시신 2구 등 모두 시신 3구를 발견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락 헬기의 블랙박스와 음성기록장치 등을 분석해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헬기 추락사고는 잊을만하면 되풀이 되고 있다. 올해 2월 경남 합천에서 경상남도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등 3명이 다쳤다. 지난해 7월에는 경북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시험비행 도중 추락해 장병 5명이 숨졌다. 또 2014년 7월 광주에서는 세월호 참사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추락해 소방대원 5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여기에 독도 인근 바다에서 추락한 EC225 헬기는 노르웨이에서 대형 추락사고를 낸 적이 있는 기종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도입 한 달 뒤인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에서 같은 기종 헬기가 운항 중 본체에서 주 회전날개(메인로터)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해 탑승자 13명 전원이 숨졌다. 

1990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민·관·군 헬기 추락사고는 모두 33건에 이른다. 항공기 추락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신속하고 철저히 원인을 규명해 같은 이유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소방헬기 추락과 관련, "동종 헬기의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지시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국민의 목숨과 안전, 재산보호를 위해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더이상 계속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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