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 2주 만에 249만9021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중이다. 이번 영화는 2016년 발간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제작됐으며 ‘누적판매부수 100만부’라는 원작의 기록에 맞게 영화 역시 관객몰이 중이다. 1982년생 여자주인공, 30대 한국 여성의 삶을 담은 이번 작품은 개봉 전 부터 ‘젠더’ 갈등을 야기시킨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영화는 작품 속 소재로 ‘엄마’ ‘가족’ 특히 ‘여성의 사회성’을 다루면서 사회적 관심이 모아졌으며, 그 여파는 정치권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장종화 청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모든 여성, 특히나 영화의 제목처럼 82년생 여성이 모두 김지영의 경험을 전부 공유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입대해 아무 이유 없이 있는 욕 없는 욕 다 듣고, 키 180cm 이하는 루저가 되는 것과 같이 맥락을 알 수 없는 ‘남자다움’이 요구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이는 남성들에 대한 사회 차별화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위 청년 세대의 젠더 갈등을 향한 민주당의 정치적 스탠스가 이런 거라면 너무 암울하다”며 “가부장제는 남성에게도 해로운 게 맞지만 ‘남자도 차별받는다’, ‘여자나 남자나 똑같이 힘들다’는 말이 맞는 말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당론에 부합하지 않고 개인적 견해가 섞여 들어가 당의 논평으로 적절치 않다”며 논평을 철회했다. 

현재 ‘82년생 김지영’은 관객수 3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거듭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행하는 배경에는 작품에 대한 ‘여성들의 공감’이 아닐까. 작품을 접하고 해석하는 데는 개인 차가 있다. 물론, 필자 역시 30대 한국여성으로 82년생 김지영의 삶의 일부를 공감한다. 그러나 30대 한국여성 모두가 ‘김지영’이 아니라는 장 대변인의 말도 공감한다. 다만, 양성성의 평등을 추구하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세대는 ‘영화 속 장면’이 보여주는 여성의 차별화가 아닌, 영화 속 역사의 흐름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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