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만감류가 시장에 나오기 전에 맛 검증이 이뤄진다. 제주도가 한라봉과 천혜향에 대한 출하전 품질검사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31일 이전에 출하를 희망하는 농가는 도가 정한 29개 검사기관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수확 및 출하 가능 여부를 통보받을 수 있다. 상품 출하 기준은 한라봉은 당도 12브릭스 이상·산함량 1.1% 미만, 천혜향은 당도 11브릭스 이상·산함량 1.1% 미만이다.  

출하전 품질검사제는 만감류의 안정적인 소비가격 형성을 위한 것이다. 제주산 만감류는 재배면적은 늘고있는 반면 가격은 최근들어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라봉의 경우 kg당 평균가는 2016년산 4005원에서 2018년산 3785원으로 하락했다. 또 같은기간 레드향은 5903원에서 5593원, 천혜향은 5196원에서 4636원, 황금향은 4030원에서 3564원 등으로 떨어졌다. 

제주산 만감류의 고전은 무엇보다 적기에 수확하지 않는 조기출하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만감류들은 설 특수에 맞추고 오렌지 수입 시기를 피하기 위해 1~2월에 미숙과가 다량 출하되는 실정이다. 품질과 맛이 떨어지니 소비자들이 사지 않고 가격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농가에서도 만감류 출하전 품질검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지난 9월 서귀포시가 지역 만감류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5%가 찬성한 바 있다.

한라봉 등 제주산 만감류는 한때 겨울철 고급과일로 명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일부 농가의 작은 욕심에 맛도 들기 전 시장에 나오다보니 이제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됐다.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엄격한 품질관리는 필수다. 출하전 품질검사에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 농정당국은 시행과정에 농가에 피해가 없도록 보완점이 있다면 서둘러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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