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올해도 많은 태풍 끝에 파종된 월동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물론 해발이 높은 농경지에는 많은 태풍의 후유증이 남아있어 일부 농가의 아픔은 아쉽기만 하다. 제주월동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30년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른 경작규모 및 생산량은 감귤산업 다음으로 성장해 제주농가의 주요 소득 작물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확대돼 4000㏊이상 재배되고 있으며, 농가 조수익도 1500∼2000억 이상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제주월동채소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그러나 월동무에 대한 마케팅이나  홍보사업은  농산물 공판장에서 홍보 정도가 전부가 아닌가 싶다.
월동무 제품 또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게하고, 듣게해서 상품을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할 때다. 월동무의 효능이 무엇이고, 어떻게 먹고, 어떤 식품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소비자에게 피력할 필요가 있다.

가령 감귤산업의 사례를 보면  관련 홈페이지, 자료관, 협회 등에는 홍보자료가 넘치고 있다. 그리고 홍보에는 감귤에 함유된 성분의 가치를 내세워 감귤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 월동무를 비롯한 월동채소에 대한 홍보는 매우 단순하게 청정하다는 이미지 홍보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주 월동무는 풍년의 역설에 대표적인 작물이라는 것을 최근 몇 년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농가에게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는 다각적으로 연구돼 왔지만 그 충격을 막을 방법은 아직도 없다.

따라서 이런 대안의 한 방법으로 월동무에 대한 효능을 제대로 알고 소비자들에게 홍보해 월동무 소비와 가공식품으로 탄생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 월동무는 예로부터 오장의 나쁜기운을 씻고 채기를 없애는 효과(동의보감), 그리고 무 생즙은 소화 촉진, 담제거, 기침해소, 소화기보호, 속을 따뜻하게 해 속을 보호한다고 본초강복에 기록돼 있다.

최근 우리 연구에서 월동무는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간보호 효과, 항당뇨 효과, 지방 및 지질 합성억제 효과, 항염증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런 연구결과를 잘 다듬어 월동무 소비촉진 및 산업적 활용을 위한 새로운 홍보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글루코시놀레이트, 캠푸페리틴 성분은 인삼의 사포닌, 감귤류의 플라보노이드 처럼 십자과 채소에서 가장 보편적인 천연 화합물이다. 최근에는 브르콜리 새싹, 양배추에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월동무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제주월동채소 산업화에 대한 미래유망기술 발굴 및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선진국가들은 바이오경제시대와 4차산업혁명에 발맞춰 바이오분야 유망기술 발굴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중장기적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지자체단위에서도 지역산업과 연계하여 미래유망기술발굴을 위해 첫째, IT·ET·NT와 바이오기술을 융합한 기술융합 전략, 둘째, 미래환경과 메가트랜드 변화에 대응한 미래바이오 산업기술 발굴, 셋째, 신규 혁신 후보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혁신기술개발전략 등을 수립하고 있다.  

제주도는 바이오산업의 최적지이나 미래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은 타지차제보다 한걸음 뒤에 있다. 따라서 제주월동채소 산업 육성은 가공사업육성과 관련 융합기술개발이 선행 돼야 한다. 그 이유는 1차적으로 제주월동채소산업은 동절기 채소산업을 이끌고 있으나 비가공산업분야는 이미 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차적으로 월동채소 생산자 및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미래 요구에 대한 상품 및 서비스까지 연계할 수 있는 융합기술개발이 제주 농촌경제를 밝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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