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만 「나는 드라마로 시대를 기록했다」
 

군사독재정권은 수십년 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억압과 통제를 자행했다. 가장 대중적인 언론매체인 TV도 통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강요받았다.

민주주의가 억압당하던 시대에 ‘수사반장’ ‘제1공화국’ ‘땅’ ‘간난이’ 등 드라마로 사회와 함께 호흡했던 고석만PD의 시대 증언 「나는 드라마로 시대를 기록했다」가 출간됐다.

책의 내용은 숱한 억압과 중단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제작 중단과 조기종영, 대본의 사전 검열, 석연찮은 기획 무산 등의 굴욕과 고난을 거치면서도 저자는 드라마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며 시대를 울리는 일을 계속했다. 엄혹했던 독재정권이 사라진 지금에도 아직 요원한 민주주의 사회를 바라보며 저자가 되짚는 ‘굴절시대’에 대한 증언은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비·1만8000원.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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