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제주도가 추진중인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정책이 도민 토론회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국립공원 확대를 추진중인 환경부와 제주도 연구용역책임자가 긍정적 입장을 제시했지만 명분과 실리가 없어 폐기해야 한다는 패널·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넘지 못했다. 심지어 국립공원 확대 용역보고서가 당위성에만 급급해 '찬성몰이'식으로 작성됐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제기됐다.

환경부·도는 현행 한라산국립공원보다 4배 많은 육상·해상면적을 제주국립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재산권·생존권 침해로 갈등이 심화되자 제주도사회협약위원회는 지난 7일 도민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가 원희룡 지사에 권고할 갈등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인만큼 우도·추자지역민과 임업인 등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생존권 침해를 이유로 토론장 안팎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패널로 참석한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은 용역보고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보고서가 구체적인 지역발전과 주민소득 향상 방안 없이 '뜬구름잡기'로 작성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산림청의 곶자왈 국유화 예산을 비롯해 임산물 생산 중단 등 도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 환경부의 국립공원내 사유지매입비가 ㎡당 2000원에 불과하고, 생존권을 잃을 주민에 대한 개별보상책이 없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환경부가 직접 확인했듯이 토론장 분위기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재도 절대보전지역·보전국유림 등 다양한 환경보호장치가 구축됐기에 국립공원 확대 지정은 주민의 재산권·생존권을 추가로 침해하는 '옥상옥' 정책에 불과하다. 환경부 관계자가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면 제주국립공원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제는 정책의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한다. 국립공원 확대가 제주도의 요구로 반영된 대통령 공약이라해도 명분과 실리가 없기에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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