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가 주최·주관한 국제학술대회 ‘제3회 제주학대회’가 11일 제주칼호텔에서 국내·외 언어학자를 비롯해 도내 기관단체장, 제주어 관련단체, 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정희 기자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 제주학연구센터 제3회 제주학대회 기조강연서 촉구
“절멸위기 제주방언의 보존 위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 위한 논의 필요”
줄리아 살라방크 교수 “언어 전수위해서는 가정·공동체내 언어 사용이 필수”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

제주도에 전국 방언 연구를 위한 국립방언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울러 제주방언의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원장 김동전)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직무대리 좌혜경)가 주최·주관한 국제학술대회 ‘제3회 제주학대회’가 11일 제주칼호텔에서 국내·외 언어학자를 비롯해 도내 기관단체장, 제주어 관련단체, 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경북대 명예교수)은 기조강연을 통해 “지난 200년 동안 식민 지배, 벌목, 채광, 다국적 기업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언어의 절멸이 가속화됐으며 언어의 절멸은 생물종의 다양성이 무너지는 것처럼 인류의 지적 문명의 재앙이다”라며 “지배 언어가 피지배 언어를 포식하는 언어식민주의와 마찬가지로 한 국가 안에서도 도시언어(표준어)가 변두리 언어(방언)을 포식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강조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방언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고 특히 제주방언은 소멸 위기의 단계에 이르렀으며 국가기관이 아니고서는 방언과 관련되는 각종 문제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다루기 어렵다”며 “제주도 차원에서 국립방언연구원 설립을 위해 관련 법안 개정과 국가기관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전 원장은 “제주방언은 절멸위기에 처한 인류의 지식 정보이며 기원과 접촉에 의한 변화과정을 연구하는 데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절멸위기의 제주방언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무형무산 등재를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1부 주제발표에서는 해외언어학자들이 해외 언어부흥사업의 사례와 시사점을 소개했다. 줄리아 살라방크 SOAS 런던대학(영국 런던대 소속 동양 아프리카 연구대학) 교수는 하와이, 영국, 태국, 폴란드 등 사례를 소개하며 “언어 전수에 있어서는 가정·공동체내 언어 사용이 중요하며 학교 몰입교육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도 적다”며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젊은 화자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수미뜨라 수라랏차 방콕 마히돈대 교수는 지난 2009년 시작된 태국 블랙타이 민족 공동체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공동체의 참여와 의지 없이는 공동체언어문화 부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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