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추진 '노른자 위'땅 감정가 절반에 낙찰 '굴욕'
9월 이어 주거시설 진행건수 증가세…업무상업시설 냉기

제주 부동산 경매 시장이 '시중 경기'를 탔다. 부동산 활황기 거품이 빠지면서 '노른자 위'로 주목받던 땅이 감정기의 반값 수준에 낙찰되는가 하면 아파트와 다세대 등 집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그렇다고 반등세로 이어지지 않는 등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는 여전했다.

11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의 '10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특이'매물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제주시 아라1동 밭이다. 낙찰가 27억7777만원으로 10월 중 제주 지역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지만 감정가(54억3645만3000원)의 51%에 주인이 가려졌다. 7116㎡(2152.59평)의 근래 보기 드문 도심 인근 대규모 토지인데다 지난 2016년 공동주택 건립 신청을 냈다 '편법 토지 쪼개기' 논란 끝에 불허 판정을 받았던 부지 중 하나로 경매 시장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감정가는 높게 책정됐지만 주인이 쉽게 나서지 않으며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투자 보다는 안정에 치우친 지역 경기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임야(1만3396.00㎡)와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임야(4847.00㎡)는 각각 한차례 유찰 끝에 각각 감정가(24억9392만원)의 83%인 20억6760만원, 감정가(14억2501만8000원)의 74%인 10억5555만5000원에 낙찰되며 낙찰가 2·3순위를 차지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울했다. 9월 이후 주거시설과 토지 매물이 늘고 있지만 낙찰가율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수가 5.3명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지만 신중론이 우세했다.

10월 만 주거시설 93건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9월 106건에는 못 미치지만 올들어 2번째로 진행건수가 많았다. 낙찰률은 37.6%, 낙찰가율도 69.2%로 전달보다 나았지만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평균 응찰자수는 5.3명으로 전달 2.5명의 두배가 넘었다.

응찰자가 가장 많았던 구좌읍 평대리 주택은 토지만 685㎡의 2층 건물로 부속 창고까지 갖추고 있지만 이미 2차례 유찰되면서 처음 5억8147만3000원이던 감정가가 낮아졌고 이번 경매에서 20명이 경쟁해 낙찰가율 3억8833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17명이 입찰한 애월읍 소길리 소재 다세대 주택은 감정가의 53%인 1억3250만원에 낙찰됐다. 동화초등학교 인근 화북1동 아파트는 1층이라는 입지조건등으로 15명이 입찰 경쟁해 감정가의 83%인 1억8372만6000원에 주인을 만났다.

업무·상업시설 경매는 찬바람이 거셌다. 45건이 경매에 나와 이중 5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은 11.1%로 전달 17.8%보다 더 떨어졌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