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직무대리 좌혜경)가 주최·주관한 국제학술대회 ‘제3회 제주학대회’ 행사 둘째날인 12일 제주어 활성화를 위한 연구자·활동가 포럼 ‘제주어, 세상을 향해 날다’가 제주칼호텔 2층 로즈룸에서 열렸다. 김정희 기자

12일 제주학대회 ‘제주어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자·활동가 포럼’
“사투리 촌스럽다는 인식 변화 필요”…세대전수 교육 중요성도

소멸위기 처한 제주어를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주어를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직무대리 좌혜경)가 주최·주관한 국제학술대회 ‘제3회 제주학대회’ 행사 둘째날인 12일 제주어 활성화를 위한 연구자·활동가 포럼 ‘제주어, 세상을 향해 날다’가 제주칼호텔 2층 로즈룸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외 언어학자를 비롯해 교육청, 학계, 제주어 관련 단체, 언론매체 종사자, 예술인 등 40여명이 참석해 제주어 보전과 부흥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황풍년 전라도닷컴 발행인은 “서울지역의 말은 소수의 식자층·권력층이 쓰고 토속어·지역어는 노동하는 대다수의 민중들이 쓴다. 지역어를 일상적으로 쓰고 보존하는 것을 다수의 민중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며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해 행정·언론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일상의 언어로서 많이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지윤 첼리스트(뚜럼브라더스)는 “예전에 학교에서 사투리를 쓰지 못하게 했던 적이 있는데 제주어를 점점 쓰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사투리는 촌스럽다는 인식 때문이 아닐까 한다”며 “제주어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어머니가 없으면 그 생각과 지혜가 사라지듯이 제주어가 사라지면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는 “현대사회에서 이중언어 사용은 이제 필수적이다”라며 “한 언어권 사이에서도 표준어와 지역어라는 이중언어 사용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오창림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은 “제주에도 식자층이 많고 선비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제주어에도 상당히 고급스런 사투리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미소 제주대 국어문화원 연구원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제주어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보면 정겹다·친근하다는 생각보다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며 “도내 제주어 연구자가 많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효율적인 제주어 교육을 위해 관련 기관들이 서로 협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경수 제주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공동체에서 제주어를 자연스럽게 교육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제주어 쓰는 것이 창피한 것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 가장 중요하다”며 “제주어 교육을 담당해야 할 젊은 교사들도 제주어를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줄리아 살라방크 SOAS 런던대학 교수는 “언어교육이 일상생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라며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선생님이 교육을 시켜야 하고, 교육을 할 때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요소를 섞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수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은 “제주어는 소중한 무형유산”라며 “제주어와 제주어와 관련된 문화유산을 볼 수 있는 ‘제주어생활관’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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