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를 이용한 18번째 개인전을 열며 평면이 아닌 입체적 작품을 표현했다.

오기영 작가는 현재 돌담 갤러리에서 '항-제주의 삶과 자연을 읽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종이로 항아리를 만들어 전시했다는 것이다.

오 작가는 지금까지 한지를 가지고 작업했는데 평면 작업들을 했었다. 하지만 "한지에 대해 이론적인 것만 알고 가장 기본적인 걸 모르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지를 만드는 작업을 현재 재학 중인 대학원에 한지공방이 있어 한지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 알아 가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오 작가는 그동안 화학재료를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 작품들도 화학재료를 쓰지 않고 작업했다.

2년전 타지역 박물관에서 항아리로 전시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도 우리가 예전에 쓰던 재료들을 가지고 전통 채색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 작가가 입었던 청바지 등을 활용해 했다. 하지만 당시 항아리는 한지로 만든 평면이었다.

왜 제주 항아리를 소재로 잡았을까? 제주 항아리는 타지역에 비해 완벽한 형태가 아니다. 불 속에서 우그러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색이 바라지기도 해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우연적 효과가 많다.

특히 제주의 돌인 현무암 가루 등으로 철이 많고 흙이 틀려 유약을 바르지 않아도 물이 새지 않고 숨 쉬는 항아리가 제주 항아리만의 특징이었다.

이런 항아리는 7남매를 키우던 어머니와의 추억이 작용했다. 7남매의 식량을 간직했던 항아리가 어릴 적 많아 항아리가 어머니를 생각하게 해줬던 것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그만큼 지금까지의 개인전 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한다. 잘 만든 것에 끝이지 않고 건조한 날씨가 도와줘야 하고,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한지에 곰팡이가 올라오는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전통재료에 대해서 더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전통재료로의 작업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중앙로에 위치한 돌담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우종희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