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률근 광복회제주특별자치도지부장

역사적인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제80회 순국선열의 날 및 제17회 제주지역 애국선열 합동추모식을 맞이하여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함덕애도비사건에 애족장 김두성 지사, 농민조합운동에 애족장 양병시 지사, 국내항일운동에 대통령표창 김창환 지사, 학생운동에 대통령표창 허창두 지사님께서 정부로부터 훈포상을 추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는 16일에는 정부로부터 훈·포상을 받은 제주지역 독립운동가 19위를 창렬사에 위폐 봉안하고 고유제를 봉행했습니다. 현재 창렬사에 제주 출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88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의 식민 지배가 극에 달했던 1939년 11월 21일,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차 회의에서 공동 제안된 의안을 의결하여 법제화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의결과정에서 유명·무명의 순국선열들을 모시기 위해 공동기념일을 정하고, 1910년 8월 29일 국망(國亡)을 전후로 순국하신 분들이 많으니 만큼, 실질적으로 망국 조약이 된 을사늑약이 늑결됐던 1905년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정할 것을 천명했습니다.

이후 순국선열의 날 행사는 광복 이전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거행해 오다가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인 순국선열유족회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1970년부터 1996년까지는 정부행사인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시켜 거행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의 여망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관계 법령이 개정되면서 다시 정부기념일로 복원돼 그해 11월 17일부터 정식적으로 정부행사로 거행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제의 폭정과 탄압 속에서도 자주독립을 위해 항일투쟁을 벌이시다가 전사(戰死)·형사(刑死)·피살(被殺)·절사(節死)·옥사(獄死)·옥병사(獄病死)하신 순국선열과 조국광복 이후 돌아가신 애국지사 모두를 기리는 날입니다.

애국지사님들의 항일투쟁은 대한민국의 근간이 됐으며, 오늘날 대한국민은 1919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헌법을 존중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안락도 선열들의 신념과 희생 위에서 이루어졌음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특히, 여전히 일본이 일제 강점기 자신들이 저질렀던 만행을 부인하며 백색 국가에서 제외시키는 등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더욱 애국선열들의 독립항쟁의 역사를 돌아보며 그분들의 독립정신을 이어받아 이를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가는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남과 북의 우리 민족은 74년의 분단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선열님들께서 염원하셨던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고 있습니다.

외세와 결탁한 친일 반민족 세력에 의해 오랜 세월 끊겼던 남북관계를 다시 잇고 민족의 동질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이념을 떠나 역사와 운명공동체로서 인식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지난날 일제에 맞서 항일 독립투쟁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했던 선열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좌우 가릴 것 없이, 선열들의 가슴 속에는 자주독립과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동포애가 있었습니다. 

제80회 순국선열의 날과 제주지역 애국선열 추모식을 계기로 8500만 온 겨레가 숭고한 항일 독립투쟁 정신유산을 받들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과 한민족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힘써 자주적인 민족통일역량을 길러 나가야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