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선 제주교통연구소 책임연구위원·2017/2018 라이온스 제주지구 총재

내년 10월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2만명이 넘게 모이는 라이온스의 아시안 대축제가 제주에서 열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전차 대회가 일본에서 열리게 돼 요즘 일본을 간다면 흔한 말로 총 맞을 것 같은 분위기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한 사람으로서 분야별 행사를 보고 배우려고 꽤 많은 사람과 같이 동행했다.

예전 같으면 주최하는 도시 전체가 번쩍일 정도로 분위기가 고조되는 큰 행사지만 올해 히로시마 대회는 국제정세인지, 경제문제인지 차분하게 보였다.

제주 직항이 있는 후쿠오카 노선을 이용했는데 국제행사가 무색 할 정도로 좌석은 여유가 있었고, 특히 24시간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하카타 역 주변, 이른바 이자카야 거리는 밤 10시가 되자 컴컴한 암흑의 도시로 변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대마도 주민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항의하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인원까지 할당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라는 주문을 할까 하고 의아했는데, 이러한 실상을 보면서 감귤과 관광으로 먹고사는 우리 제주를 생각해 봤다.

관광은 어렵고 건설경기 등의 침체로 힘 좀 쓰는 사업자는 물론이고 가을 태풍에 농민들 속은 타는데 넓게는 제2공항과 송악산, 예래, 드림타워 등에서 요란하고, 동네에서는 이장들 태반이 소송 중인데 이를 아우르는 제주도나 도의회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길을 못 찾고 있다. 정답이 없다면 세태에 빌붙어 가려 하지 말고 이유있는 의사표시는 있어야 도민들의 합의가 쉬울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경제이론이 있다. 멍석을 깔아 놓으면 윷놀이는 자연스레 벌어진다. 동문 야시장도 처음에는 말리는 주변 상인들이 있었다. 과일이나 오메기떡 매출이 줄어들거란 우려 때문이었는데 현실은 큰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지 않은가.

연말이 가까워지면 전 세계적으로 도시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란 이름으로 이벤트가 열린다.
제주에는 칠성로와 예전 바오젠 거리인 차 없는 거리가 있다. 서귀포 올레시장도 있다. 날씨가 쌀쌀해도 함덕해수욕장에 가보면 방문객이 생각보다 많다. 제주도나 행정시에서 전향적인 마인드로 여기에 천막을 쳐 주는 것을 생각해보자. 도로법이 어쩌고하는 고리타분한 이유나 주변 상권의 반발같은 이유는 시도해 보지도 않고 행정의 편의만을 위한 구실일 것이다. 

감귤을 따고 올레길을 걸을 수 있는 제주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세계인들에게 소문 나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당장 관광객이 없을 때는 내수도 챙길 필요가 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제주를 방문하는 내년 라이온스 대회에 제주는 불로초의 한라산과 청정바다, 삼다수 물과 세계자연유산이 산재한 명물을 자랑으로 축제 인원을 3만명 이상 등록하고 2만명 넘게 제주를 방문하도록 끌어모아 600억원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도민들에게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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