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집 근처에 들어서는 것에는 완강히 반대해 장례식장이 ‘갈 곳을 잃고’ 헤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1일 제주시에 따르면 장의업을 하는 최모씨가 연동 제성마을 북쪽 하수종말처리장 인접 부지에 장례식장을 짓기위해 최근 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장례식장이 들어설 경우 주변 땅값이 곤두박질치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끼칠 것이라며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라1동 속칭 ‘산천단’에 전문 장례식장을 지으려다 주민반대에 부딪쳤던 양모씨는 송사(訟事)까지 간 경우. 주민반대 여론과 입지여건 등을 감안해 제주시가 건축허가를 반려하자 행정소송을 내 승소도 했지만, 주민 반응이 부담스러웠던지 지금은 대체부지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장 반대민원의 첫 사례는 한마음병원. 지난 97∼98년 병원 옆에 별도의 전문 장례식장을 지으려다 주민들이 완강히 반대하자 설계를 변경해 내부시설(영안실)로 전환하는등 장례식장 건축시도가 번번이 벽에 부딪치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가 지난 2000년 화장장을 이용한 도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례식장 선호도 조사결과는 이와 딴판이다.

가정에서 장례를 치르겠다는 도민은 10%에 불과했고 90%는 병원영안실이나 장례식장, 종교단체 장례식장, 공공시설 등에서 치르겠다고 대답했다.

장례식장에 대한 필요성과 집앞에 들어설 경우의 반응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공공 장례식장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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