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대성호 화재 실종자 수색 이틀째인 20일 해경 함정과 단정이 대성호 선미 부분이 있는 해역에서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해경, '아라호' 투입 인양키로…상당 기일 소요 예상
사망자 부검결과 익사 추정…여러 가능성 배제 못해

제주에서 발생한 갈치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 화재 사고로 선원 11명이 이틀째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한 규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20일 제주대학교 실습선인 '아라호'를 이용해 대성호를 인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라호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해 관계자 등이 모여 인양에 대한 대책 회의를 실시했지만 오후 6시15분 기준 현재 기상여건 등으로 선체 파손을 우려해 인양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향후 기술진과 협의 후 재인양 등 검토키로 했다.

현재 대성호는 선체가 두 동강이 난 상태로 선수 부분은 물에 잠기고 선미 부분만 해상에 떠 표류하고 있다.

해경은 선미 부분을 인양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협조를 받아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상당 기일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면상 대성호는 조타실을 중심으로 선미에는 식당과 선원 침실 등이 있고 선수 부분에는 어창, 기관실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선체를 인양해도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성호가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지면서 단시간에 불이 선체 전체로 확산,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됐기 때문이다.

반면 화재 당시 선원들은 조난신호발신장치를 누르지도 못했고 사고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선원 김모씨(60·경남)의 경우 작업복이 아닌 차림에 화상을 입은 점 등을 토대로 화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게다가 김씨는 부검결과 불에 짧은 시간 노출돼 화상이 발생했지만 사인에 영향을 끼칠 만큼 미흡하고 익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박 화재의 경우 누전·합선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동절기인 상황에서 난방기 사용 중 불이 났을 가능성도 추정이 가능하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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