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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줄씨줄] 공론화윤주형 취재1팀 차장
윤주형 기자
입력 2019-11-20 (수) 19:11:08 | 승인 2019-11-20 (수) 19:11:43 | 최종수정 2019-11-20 (수) 20:58:36

경청(傾聽).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귀를 기울여 들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경청은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과 그 내면에 깔린 동기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다.

고사성어 '겸청즉명 편청즉암(兼聽則明 偏聽卽暗)'은 두루 들으면 현명하고 치우치게 들으면 도리에 어둡게 된다는 의미다. 중국 당태종이 책사 위징에게 "어떻게 해야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일을 잘못 처리하는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위징은 "사람들의 의견을 다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으나, 어느 한쪽 말만 듣고 그것을 믿는다면 일을 잘못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제주도가 '공론화' 문제로 시끌벅적거리고 있다. 제주도의회가 최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처리했다.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처리 과정에서 도의회뿐만 아니라 도민 사회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는 도민들은 도의회가 제2공항 건설의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했고, 반대 단체들은 제주도민이 제주와 관련한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처리했지만 특위 구성 과정에서 중립성 훼손 등 각종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특위 위원인 김장영 교육의원이 "특위 활동과정의 중립성에 관한 의구심이 들고, 나아가 도민 신뢰까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퇴했다.

공론화는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경청'의 과정이다. 공론화는 여론조사와 달리 도민에게 해당 사안을 심화 학습시킨 뒤 토론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민주주의의 요체다. 하지만 공론화를 내세우며 한쪽 의견만 듣는다면 공론화가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 결정권자는 누구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고 편견 없이 들어야 한다. 논의에 필요한 정보는 모두에게 정확히 제공해야 하고 논의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이른바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여론'이란 편견을 갖는다면 안 될 것이다.

윤주형 기자  21je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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