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8m·폭 5m…화재 원인 규명 실마리
창진호 사고로 인력 및 장비 분산 불가피
실종자 행방 못 찾아…"수색 차질 없도록"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불이 나 침몰한 대성호(29t·승선원 12명)의 선수 부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24일 해군 기뢰탐색함을 동원, 음파탐지기 등을 활용해 수색하던 도중 대성호 침몰 위치로부터 북쪽으로 약 1.4㎞ 떨어진 수심 82m 지점에서 대성호 선수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체는 길이 약 18m, 폭 약 5m로 대성호 선수 부분과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호 선수 부분은 어창과 기관실, 조타실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25일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근해 장어연승어선 창진호(24t·승선원 14명)가 침수돼 전복되는 등 어선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수색인력과 장비 등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특히 실종선원 수색에도 이레가 넘어가고 있지만 실종자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으면서 대성호의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장기화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인력 및 장비 등을 창진호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수색을 진행하고 다음날부터 대성호 쪽으로 일부 분산시켜 수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기상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무인잠수정을 동원해 대성호 선수 부분에 대한 정밀탐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승선원 12명(한국인 6명·베트남인 6명)을 태우고 통영항을 출항해 19일 오전 4시 전후에 발생한 화재로 선체 대부분이 불에 탔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다.

앞서 해경은 23일 대성호 선미 부분을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인양한 뒤 5개 기관 20여명이 참여해 합동감식을 벌였지만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합동감식 결과 감식단은 "대성호 화재는 선미보다 앞쪽에서 발생해 선미 쪽으로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냈다.

또한 감식단은 선미 쪽 보관창고와 유류 탱크, 선원 침실 등을 수색·감식했지만 실종선원의 생체조직과 선원 관련 물품은 발견하지 못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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