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수 칸전략경영연구원(주) 대표 · 경영학 박사 · 논설위원

리버스 멘토링의 개념

최근 젊고 활력 있는 조직문화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은 기존 방식과 반대로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것으로서 임원이 사원에게서 젊은 감각과 아이디어, 트렌드를 배우는 역(逆)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의 반대 개념을 말한다. 

멘토 선정 또한 내부의 젊은 직원은 물론 외부 젊은 컨설턴트를 활용하기도 하는 등 리버스 멘토링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은 최근 그 효과성을 인정받아 Gucci외에 Estée Lauder, IBM,Microsoft, Shiseido, GE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도 적극 운영하고 있는 제도이다. 

기업은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서 시장 및 고객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조직문화 혁신 촉발, 경영진의 디지털 플루언시(Digital Fluency) 강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Gucci의 활용 사례

Gucci는 '12년부터 3년간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이러한 성장 정체는 명품 시장의 주 고객이 중장년 층에서 젊은 층으로 변화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 Gucci의 성공을 이끌었던 유럽 귀족 스타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특성을 고수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20~30대의 젊은 고객들은 Gucci를 '비싼데다 촌스럽기만 한 브랜드'로 보고 있었다.

위기 상황 속에서 '15년에는 Gucci의 새로운 CEO로 마르코 비자리(MarcoBizzarri)가 임명되었다. 그는 취임 후 매출 부진을 겪던 명품 브랜드 구찌도 브랜드를 살릴 방법으로 리버스 멘토링을 선택했으며 그 중심에는 '그림자위원회'와 '점심모임'을 만들었다. 그림자위원회는 임원회의가 끝난 직후 30세 이하의 직원들로 이뤄진 위원회를 열어 임원회의의 주제를 다시 토론하게 하여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것이다. 

점심모임은 경영진들이 35세 이하 직원들과 정기적인 점심식사를 하며 회사 문화와 복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자리입니다.

리버스 멘토링 경영 결과 내리막길을 걷던 Gucci 브랜드는 2017년 2분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럭셔리 브랜드 1위에 올랐으며, 가장 많이 팔린 상품 10개 중에서도 4개나 차지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또 2017년 전년 대비 매출이 40% 급증했고, 매출의 55%는 35세 이하가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BM의 조직문화 혁신 사례

경영진과 밀레니얼 세대 간의 리버스 멘토링으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혁신할 수 있다. IBM의 경우 권위적인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방식으로 인한 조직 내 갈등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IBM 내부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 인력의 상당 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세대 간 상호 이해도가 낮아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IBM의 최고경영진은 "밀레니얼 세대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조직 운영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IBM은 자기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하여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IBM은 젊은 세대와 경영진과의 직접적인 소통 채널인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세대 간 이해도 제고와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활용 사례

LG유플러스는 신입사원이 주축이 돼 임원에게 급변하는 사회 트렌드와 이슈, SNS, IT 지식 등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전 구성원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올해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조직 내에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비중이 60.7%의 다수를 점하고 있어서다.

결국 이들에 대한 편견으로 소통에 어려움이 생기고 있었으며 이들과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성과 창출을 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리버스 멘토링을 적극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의 성공을 위한 3가지 요건

첫째, 무엇보다도 리버스 멘토링의 도입 목적과 영역을 분명하게 정의함으로써 멘토링이 형식적인 행사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둘째, 리버스 멘토링의 목적에 맞는 방식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초반에는 IT 및 SNS 활용 방법 공유는 물론 시장 트렌드 추이, 내부 조직문화의 변혁을 위한 젊은 세대의 의사결정 참여 등 리버스 멘토링의 점진적인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멘토링을 도입으로 경영진은 젊은 세대와의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젊은 사업감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이를 경영에 적극 반영할 때 리버스 멘토링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역할 기대

미국에서는 현재 40% 이상의 기업이 리버스 멘토링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중 26%의 기업은 젊은 세대가 경영진에게 단순 멘토링 뿐 아니라 신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기업에서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 '리버스 멘토링' 등을 마련해 신·구 세대의 소통을 늘리는 이유는 그만큼 현재의 사무실 문화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각 분야에 상명하복 문화 등 가부장적 잔재가 여전하지만 이른바 전후 '베이비붐' 세대부터 스마트화한 개인주의 '밀레니얼' 세대까지 한데 어울려 일하게 된 과도기적인 한국 기업사회 전반이 각양각색의 세대갈등, 소통단절, 불협화음에 힘들어하고 있는 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변화를 읽는 전략적 대안으로, 상호소통의 도구로, 다른 세대를 읽는 눈으로, 비교적 단시간에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리버스 멘토링의 순기능 역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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