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제주시 조천읍 주무관

최근 몇 년 간의 폭발적인 인구 유입과 관광객의 증가, 성장 일변도의 개발 사업 증가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제주시를 쓰레기 천국, 교통지옥, 주차난의 진원지로 개악(改惡)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오롯이 시민의 불편으로 전가되었다. 

누군가가 마시고 버린 테이크아웃 플라스틱 컵이 제주 돌담 위에 쌓여 천혜의 경관을 쓰레기 더미로 만들고, 주차할 곳이 없어 골목길마다 누비는 자동차의 엔진 공회전음이 아름다운 관광 도시의 밤을 짜증에 찌든 불면의 밤으로 만든다. 

더 이상은 이러한 삶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자성이 높아졌고, 그러한 자성의 바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시민의 힘으로 바로 세우는 행복도시 구현"을 비전으로 내세운 「기초질서 모두의 도시 프로젝트」 이다. 

기초질서 모두의 도시 프로젝트의 내용은 간명하다. 사람들이 모두 지켜야할 공통의 선인 기초라는 바탕 위에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책무를 다하는 진짜 시민의 주인의식을 이끌어 내어 기본이 바로 선 제주시를 만들겠다는 의지 곧 그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론으로 제시된 과제들이 바로 "일회용품 안쓰기, 올바른 분리배출하기, 쓰레기 불법투기 안하기, 주변주차장 이용과 걸어서 이동하기, 인도 및 횡단보도 위 주정차 안하기, 상가 · 내 집 앞 도로 위 물건 적치 안 하기" 등 여섯 가지 생활 개선 과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젝트 출범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것들은 실생활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을까?
우리 조천읍을 예로 들면, 읍민 주도형 기초질서 지키기를 운영해오고 있다.  마을주민들에게는 낯선 공무원들의 홍보보다는 우리 동네 삼촌들로 구성된 바르게살기, 부녀회, 청년회 등 지역 자생단체들과 함께 주 1회 노상적치물, 불법주정차, 불법쓰레기 단속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마을안길을 다니다보면 이전보다 도로변 노상적치물이 눈에 띄게 감소하였으며, 매년 해수욕장 인근 관광객들의 불법 주정차로 인한 원주민들과의 갈등 역시 감소하였다.

시민을 변화로 이끄는 것은 또다른 시민의 힘임을 절감하게 되는 대목인 것이다. 많은 변화를 일궈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기초 너머에 또다른 과제 '행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자생단체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기초질서'와 '시민행복'을 모두 성취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그 날을 위해 나는 오늘도 시민에게로 성큼 발걸음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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