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의 세상여행 101 성안 가는 질

ᄒᆞᆫ 오십 멧 년 전이, 우리 ᄆᆞ을 오라리서 성안(市內)은 잘도 멀엇수다. ᄀᆞᇀ은 제주시 지경이라도 이디서 관덕청ᄁᆞ진 멀기가 두 참이옌 ᄒᆞ엿수다. 제주도 안네 차가 멧 읏고, 촌이선 ᄒᆞᆫ해 ᄌᆞ물아도 둥글어뎅기는 ᄌᆞ동체 ᄒᆞ나 보는 게 흔ᄒᆞ들 안헷고, 성안 질에도 차덜 보단 걸어뎅기는 사름광 마체(馬車)덜이 더 한 때라십주. 저 ‘제주종합운동장’이 멩글아지기 전이난, 오죽 엿날이우꽈. 사름덜은 성안 갈 때 죽장 걸언 뎅겻수다. 또 그 질이 밧덜 트망으로 뒈와지단 보난 구짝ᄒᆞ지도 안ᄒᆞ고 공거리 포장도 안뒈언 기냥 흑이나 자갈이라난마씀. 성안 질덜토 맨 흑바닥이 한 때난, 그디가 가찹지도 안헷주마는 걸언 뎅기젠 ᄒᆞ난 심들고 멀엇젠 말입주.

경헤도 성안 가는 질은 들어사민 기분이 잘도 좋앗수다. 우리 ᄆᆞ을 모살가름 끗뎅이 ᄆᆞᆯ물내창 배고픈 ᄃᆞ릴 넘엉 동산 우터레 올라사민 대한질이랏고양. 그 질서 알 바당펜더레 소용내ᄁᆞ장은 ᄆᆞᆫ 밧뿐이난, 관덕정광 그 ᄉᆞ시 집덜, 남국민ᄒᆞᆨ교광 그 동펜이 사라봉, 그 아래 산지항에 배덜 들어온 것덜도 봐져낫수다. 앞이 훤ᄒᆞ난 그것도 좋앗주마는 성안이 가는 건 무신 거라도 ᄒᆞ나 사렐 가나, 무신 걸 ᄑᆞᆯ앙 돈을 멩글젠 ᄒᆞ나, 존 디 놀레 가는 거난 얼메나 좋아시쿠과. 성안더레 갈 적인 ‘기대’가 셧고, ᄆᆞ을로 돌아올 적인 ‘보람’이 셧수다. 재수 좋은 땐 풀빵이나 ᄃᆞᆫᄑᆞᆺ죽, 찐빵 아니민 짜장멘이라도 ᄀᆞᇀ이 간 어른신디 얻어먹어져나시난마씀.

성안은 관덕정 ᄉᆞ시라십주. 그딘 ‘제주도의 정치, 행정, 사법, 경제, 문화의 중심지’랏수다. 관덕정 무뚱에 돌하르방광 시계탑도 셧고 그 앞마당인 넙고 동골락ᄒᆞᆫ 분수대도 셔신디, 안이 낭덜광 화초덜이 싱거진 그 분수댄 ᄒᆞ루헤원 물을 좍좍 삼ᄉᆞ방으로 뿜어낫수다. 게난 그딘 기냥 사름덜이 젤 하영 모이는 공원이멍 ‘광장’이라서미씀. 그 시절인 지금 목관아 자리에 법원광 정찰서, 세무서 ᄀᆞᇀ은 관공서가 셧고, 서펜이 시청이 셔낫고, 또 우체국, 칠성로, 남문로, 동문시장광 서문시장이 ᄆᆞᆫ 지금 그자리에 셧수다. 게난 성안서 무신 일을 보젱 ᄒᆞ민 관덕청 ᄉᆞ실 가사헷수다. 경ᄒᆞᆫ디 우리 촌ᄆᆞ을서 성안 ᄒᆞᆫ번 가보는 건 경 쉽들 안ᄒᆞ여나서마씀.

난 국민ᄒᆞᆨ교 6ᄒᆞᆨ년 ᄀᆞ을에 체얌으로 성안을 가봣수다. 나가 성안이 이신 중ᄒᆞᆨ교 들어가기 전이 하르바지가 미릇 나신디 ᄒᆞᆨ교 가는 질도 ᄀᆞ리치곡 성안 구경을 시긴 겁주. ‘관덕청 설탕국도 머거난 노미 멍나.’옌 ᄒᆞ멍, 아명 촌놈이주마는 복장을 크게 먹으렌 ᄒᆞᆸ디다. 이것저것 존 것덜이 하영 싯고, 먹을 것도 하영 붸려지는 성안 구경에 난 눈이 벵벵 돕디다. 경ᄒᆞ는 나신더레 하르바진 ᄒᆞ나를 부탁ᄒᆞᆸ디다. 첵상은 존 거 사주커메, 베고픈 건 ᄎᆞᆷ으렌. 콩 먹어난 쉐 문지방 넘젱 ᄒᆞᆫ덴, 먹을 것에 두리민 공비안뒌덴 ᄀᆞᆯ읍디다. 돈 날적 읏인 촌이서 베골르멍 걸엉 먼 디 ᄒᆞᆨ굘 뎅기젱 ᄒᆞ민 하간거 먹고정도 ᄒᆞ곡, ᄒᆞ고픈 것도 할테주마는 ᄆᆞᆫ ᄎᆞᆷ으렌마씀.

하르바진 입낙대로 동문시장 입구 이층 ‘고바우가구’서 나왕으로 멩근 높은 첵상광 걸상을 삽디다. 그땐 ‘배달’ 안헤줄 때난 나으 쉰닛에 건장ᄒᆞᆫ 하르바지가 질빵을 첵상 강알로 담안 묶언 등짐지고 난 걸상 들런 ᄀᆞᇀ이 집이 오는 먼 질을 나삿수다. 열 시ᄉᆞᆯ ᄒᆞ꼴락ᄒᆞᆫ 몸에 걸상 웃둑지에 메언 걷단 나가 버치관테 질레서 ᄒᆞ꼼 쉽주긴 ᄒᆞ난, 하르바진 그 걸상을 첵상 짐 웃더레 올리렌 ᄒᆞ여놘 요영 ᄀᆞᆯ읍디다. ‘ᄒᆞᆫ저 글라. 난 지치지도 버치지도 안ᄒᆞ다. 이 책상이 앚앙 공부ᄒᆞᆯ 사름을 생각ᄒᆞ난, 난 ᄆᆞ음이 막 푼드랑ᄒᆞᆫ 게 ᄄᆞᆫ 셍각이 안나ᇝ저. 이 귀ᄒᆞᆫ 첵상광 걸상을 질바닥에 놩 흑이 묻으나 밧담 우이 부리당 어디 ᄒᆞ꼼이라도 헐리나게 ᄒᆞ민 뒈느냐!’ 하르바진 ᄒᆞᆫ 번도 안 쉬고 그 첵걸상을 궤양 날라단 우리집 밧거리 족은구들에 놔줍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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