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석 이학박사·전 동국교수 겸 학장·논설위원

커피(coffee)는 '서양인들이 선호하는 기호품(嗜好品)'이다. 육식(肉食)에서 비롯된 '악취제거와도 관계'된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성음식을 주식'으로 삼아온 한민족에게, 관심 밖의 일로 되어왔다. 여기에다 녹차(green tea)를 선호해왔음으로 '커피는 낯선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서구문명의 전래과정에서, 상황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그것마저 고종황제가 '궁궐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수궁에는 정관(靜觀)정이 놓여있다. 임금이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즐겼던 곳'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양옥구조의 석조전, 러시아식 원수(元帥)복까지 즐겨 입었음으로, 의식주(衣食住)에 걸쳐 왕실이 앞장서 '서구문화에 젖어온 증거'로 남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왕실을 추종해온 백성'들로써, 무비판(無批判)적으로 따를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다 광복이후에 다가온 '미국문화의 영향력'은 오히려, 커피에 대한 성황을 누리게 만들었다. 

오늘날 대도시는 물론 지방을 향해서 '커피의 열광(mania)시대'를 열어온 것도, 이런데 연유한다. 커피를 판매하는 S회사의 경우, 현재국내의 매점만으로 1천개가 넘고, 매출액도 1조원에 이르고 있다. 미국형소비문화가 '젊은 여성들에게 파급'되어온데 따른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에 설립된 1호'의 커피매점도, 서구인선교사가 설립한 여자대학주변이다. 

그만큼이나 여성들이 '유행에 앞서'면서, 사교(社交)문화를 정착시켜온 증거이다. 여기에다 커피는 '주의력을 고양(高揚)시킨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식산업종사자들에게 인기를 누리며, 열광시대를 열게 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님으로, 이것이 원료수입에 의존해야하는 점이다. 이곳이 주산지로 알려진 '라틴아메리카의 아열대(subtropic)'다.

보도에 의하면 '전남고흥은 커피재배지역'이면서, 상품화단계에 들어가 있다. 녹차(green tea)재배지역과 일치하고 있음으로, 난대림(暖帶林)기후와 무관치 않다. 이런 지역보다 '남쪽에 위치한 것'이 제주도임으로, 녹차는 물론 커피재배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지구의 온난화추세를 감안할 때 '알맞은 토지이용'으로 비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작물의 경우, 시장경쟁에 우선시하는 점이다. 국내의 커피시장만으로 '11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점'을 의식할 때, 묵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밀감생산에만 주력'해온 제주도의 경우, 단순경영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밀감생산에 주력하는 단일경작(monoculture)보다, 차와 커피재배를 병행하는 복합경작(mixed culture)이 '새로운 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대상은 변하고 있건만, 대다수제주농민들은 '돌담으로 에워싼 울타리'안에서, 칩거(蟄居)에 젖어있다. 조상대대로 내려온 '유배인의 생활습성'이며, 모르쇠로 일관해온 '아이롱(我耳聾)주의가 낳은 폐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폐습(弊習)부터, 고쳐나가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안(對岸)지역으로 다가온 '난대작물재배지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다.                         

중요한 것은 제주도에서 독점재배해온 감귤마저, 이제 하우스(house)재배기술과 지구온난화의 흐름에 따라, 남해안일대에서 성황을 누리는 점이다. 이것은 '치열한 경쟁관계'로 발전하면서, 그동안 제주도에서 독점해온 아열대과일생산마저, 위협받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 이런 때일수록 주변을 에워싼 자연조건과 함께, 급하게 변화하는 시대흐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병행해서 '합리적 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혜와 기술, 앞날에 대비한 '합당한 예측'도 필요하게 됐다. 이것이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進取的) 생활방식'이다. 이런 점에 유의하며 '굳은 결의와 각오를 다져'나갈 때임을 인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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