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취재1팀 차장

선심(善心).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선심을 '선량한 마음' '남에게 베푸는 후한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선심성(善心性)은 '남의 마음을 사려는 의도로 남에게 베푸는 후한 마음의 성질'이란 의미다. 또 불교에서는 '자기 스스로와 남에게 부끄러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으로 사용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남에게 베푸는 후한 마음을 의미하는 '선심'에 성질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 '성(性)'이 붙은 선심성을 현대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제주도의회는 지난달 22일 제378회 제2차 정례회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5조8229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상임위원회별로 심사를 거친 내년 제주도 예산안은 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6일 예정된 본회의를 통해 처리된다. 최근 들어 가용재원이 줄어드는 등 지방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도의회 예산 심사를 앞두고 지난달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 등 도내 시민사회환경 단체가 공동명의로 '원희룡 도정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도가 편성한 내년 예산을 평가했다. 이들 단체는 "재정운용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주장하는 원희룡 도정의 2020년 예산에 선심성, 낭비성 예산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10년 넘게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과 관련한 예산에 대해서도 "강정마을 관련 예산이 대거 편성된 상황"이라며 "심사과정에서 예산 편성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삭감을 요구했다.

강정마을은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예산을 선심성 예산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아픔과 갈등을 겪는 것은 정부와 제주도, 도내·외 시민사회환경 단체 활동가 등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수백년 평화롭게 지내던 강정마을을 말 그대로 쑥대밭으로 만든 책임을 강정주민에게 돌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제주도, 도민사회가 강정마을 주민을 안아주고 아픔을 같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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