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녕고등학교 앞 교차로에 음향신호기와 점자블록이 이어지지 않은 채 설치돼 있다. 박시영 기자

도내 횡단보도 201곳에 1178대 설치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없어 인지못해

제주지역에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독립보행을 위해 횡단보도 등에 설치된 '음향신호기'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유도하는 점자블록 없이 '음향신호기'가 설치돼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제주도내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는 횡단보도 201곳에 1178대가 설치돼 있다.

17일 제주시내 '음향신호기'가 설치된 횡단보도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배려 없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노형동 남녕고등학교 앞 교차로에는 음향신호기와 점자블록이 이어지지 않은 채 설치돼 있었다.

음향신호기 전면 30cm 이내에 점자블록을 설치해 위치를 인지토록 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곳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의 보행 불편과 생명 위협은 물론 자칫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일부 시각장애인의 경우 전용 무선리모컨을 이용해 음향신호기를 작동할 수 있지만, 이를 소지하지 않은 대다수 시각장애인은 음향신호기 버튼을 찾아 누르기가 쉽지 않다.

또 음향신호기 설치는  자치경찰단에서, 보도블록은 제주시가 담당하고 있어 음향신호기를 설치할 때 점자블록도 함께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서도 파악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에 대한 지자체 간의 소통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와 관련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음향신호기 설치는 자치경찰단에서 하고 있지만, 점자블록은 건설과가 관리하고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며 "시설 관리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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