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강병욱 애월식탁 대표

토종 식재료·요리법으로 사라져가는 옛것 보존 앞장
자연주의 요리에 관심…맛의 방주서 해방풍 나물 소개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희망을 써내려가고 있는 셰프가 있다. 그는 사라져 가는 한국의 식재료에 숨을 불어넣고 발효음식의 가치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애월식탁을 운영하며 지역의 특색을 담아낸 요리를 선보이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강병욱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강 셰프는 애월식탁의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요리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의 토종 식재료와 요리법을 이용해 사라져가는 옛것을 보존하고 과거와 현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한국과 홍콩 등을 오가며 요리 트레이닝을 받아온 강 셰프는 "외국인들은 맵고 짠 맛에 길들여져 있어서 미세한 미각을 따라잡기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내가 그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것, 차별화 되는 한식, 한국의 발효음식에 눈을 뜨게 됐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홍콩 등 외국에서 요리 트레이닝을 받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강 셰프는 "낯선 환경에서 외국 셰프들의 능력을 능가하려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독기를 품었다"며 "여러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일하는 등 열심히 살아왔다"고 회상했다. 

자연주의 요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강 셰프는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상생상회를 소개하고 이곳에서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는 B급 농산물을 소개했다. B급 농산물은 못난이 채소라고도 불린다. 강 셰프는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B급 농산물들은 밭에 버려지게 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해마다 전 세계의 잊혀져가는 식재료를 등재하는 '맛의 방주'에서 강 셰프는 해방풍이라는 나물을 소개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는 해방풍은 풍을 예방하는 효능을 갖고 있는 나물이다. 그는 줄기나 잎의 맛이 다르고 조리법도 달라 해방풍을 알리기 위해 여러가지 조리법을 연구해왔다.

강 셰프는 "발효음식은 한식의 정점이며 끊임없이 발견해야 할 우리문화의 가치"라며 "제주 식재료의 보고가 될 만큼 풍부한 제주의 토종식재료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싶다"며 "다양한 재료를 발굴해 레시피화하고 이를 지역에 환원하는 등 고객들에게 나만의 살아있는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강 셰프가 운영하는 애월식탁은 제주 바다를 품고 애월 한담에 위치한 음식점이다. 비치색의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2층 테라스에 앉아 미슐랭 출신 셰프들이 차려주는 식탁을 즐겨볼 수 있다. 셰프들이 직접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좋은 식재료와 사라져가는 식재료를 가지고 와서 요리한다. B급 농작물을 활용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농가에게도 서로 상생하려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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