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
이보다 50여년 앞선 것으로 알려진 '석가여래행적송'
제주도서 보관 중이란 주장 나와...진실여부 이목 집중

고려시대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상권을 소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윤석(51·제주시)씨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상(上)권을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장품의 출처에 대해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보"였다며 "진품 여부와 발행 연도 등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연구해 문화재로 등록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금속활자 인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진품으로 확인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보다 약 50여년 앞선 것이다.

현재 알려진 석가여래행적송 하권은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하고 있다. 규장각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하권은 목판과 금속 혼동활자(混銅活字)로 되어있고 간지(刊地)나 간자(刊者)는 미상이며 연도는 조선초기로 명시했다. 상권은 현재까지 출처불명으로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석가여래행적송은 고려 후기 승려 운묵이 석가모니의 생애와 불교의 전래과정 등을 해석해 1328년(충숙왕 15년)에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가모니의 생애와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파된 내역 등이 담겼다.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책은 공식적으로 원판을 고쳐 조선 시대 다시 발간한 개판본(목판본) 뿐이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는 개판본과 다른 별도의 석가여래행적송 하(下)권이 보관됐다. 그러나 규장각은 발간사항에 대해 미상, 발행 연도를 조선 시대로 보고 있다.

반면 석가여래행적송 상권이라고 판정한 임홍순 서경대 명예교수(67)는 장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장씨 소장본이 진본이고 규장각 하권과 한 질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장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주인공이 '직지심체요절'에서 '석가여래행적송'으로 바뀔 수 있다.

장씨는 "문화재청에 신청해도 (문화재 등록까지) 5년씩 걸려 언론에 먼저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도세계유산본부가 문화재청에 신고했으며, 문화재청은 세계유산본부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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