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들의 삶이 녹록지 않다. 제주지역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또 육아 부담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워킹맘 비율도 전국최고라니 말이다. 워킹맘들의 고용환경도 열악하다.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상당수인데다 임금 수준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제주지역 기혼여성(15~54세) 7만명 중 취업자는 4만8000명이었다. 미성년 자녀를 둔 여성 10명 중 7명이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율도 67.8%로 전국평균(57.0%)을 크게 웃돌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전국1위의 고용률이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올 상반기 도내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은 지난해보다 2000명 늘어난 반면 취업여성은 되레 2000명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워킹맘 비중 역시 전년(73.3%)보다 5.5%포인트 줄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육아부담 등으로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탓이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취업을 했다고 해도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30% 가까이에 달한다. 또 임금 수준도 100만원 미만이 10.2%,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33.1%로 절반 정도가 200만원도 안되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한번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이후 상용직으로 다시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워킹맘들이 이처럼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가 어려운 현실은 미혼여성의 결혼기피와 기혼여성의 출산기피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사회의 저출산 위기를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또 충분히 능력있는 여성들이 육아부담 등으로 일을 놓는다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인 것은 물론이다. 워킹맘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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