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문화예술교육은 선진외국 문화정책의 주요 핵심과제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문화정책은 NEA(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미국연방예술기금)를 통해, 일반국민들에게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의 향유와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가에게는 창작기회와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문화정책의 핵심 문화예술교육 

미국은 일찍이 예술교육 및 인문학의 잠재력을 인정하여, 기초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는데, NEA가 1966년 시행한 '학교 안의 시인들 프로젝트(Poets-in-the-Schools Project)', '예술인과의 만남 프로그램(Artist Residency Program)'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예술인들을 학교에 배치시켜 가르치고 창작하고 공연하게 하였던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예술을 기초교육의 일부로, 즉 영어, 수학, 과학과 마찬가지로 초중등 학교의 핵심 교과과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책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1994년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승인된 'Goal 2000'(Educate America Act)법안에서 예술이 영어, 수학 등과 함께 9개의 핵심과목으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정부기관에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도 매해 전국 문예회관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축제를 진행하면서 문화예술교육을 장려하고 있으며, 도내 공립문화공간에서도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서귀포예술의전당의 다문화합창단 교육프로그램은 개관직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으로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서 서귀포에 정착한 성인으로 구성되어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도내 합창경연대회와 음악축제에 참여하면서 문화공간의 단순 문화예술교육을 넘어서 합창을 통한 문화네트워크는 물론 지역 사회에도 봉사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또한 제주아트센터에서는 개관 후 변변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없었으나 2018년부터 성인대상의 이주민합창단과 청소년대상의 뮤지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뮤지컬교육은 올해 2년차 밖에 안된 프로그램이지만, 작년 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공모사업에서 심화과정에 선정되었고 지난달 전국문화예술교육축제 성과발표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대상에 선정되었다. 성과발표회에서는 제주와 대구를 오가는 당일치기 힘든 일정 때문에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일등상에 선정된 것은 매우 의미가 싶다고 할 수 있다. 

제주의 문화정책 방향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문화예술 향유와 창조력 함양을 위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아야한다. 또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문화역량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는 문화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다른 지역처럼 대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의 시장 경제가 형성되어 있지도 않기에 제주의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일만팔천 신의 이야기와 제주해녀문화, 소멸위기의 제주어, 조선시대 유배문화, 한국전쟁 당시 근현대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 등 제주의 역사문화는 천혜의 제주자연환경과 함께 백년 제주를 담보할 소중한 문화콘텐츠이다.

제주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주브랜드 문화상품을 개발 육성하여 일백만 도내외 제주인에게는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1500만 관광객에게는 진정한 제주를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주문화정책의 핵심과제이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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