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한국소비자원 제주여행소비자권익증진센터장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소비자의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다. 제주도에서도 이와 같은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주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월 기준 제주도의 65세 이상 인구는 9만9천721명으로 전체 인구(67만738명)의 14.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 사회', 20% 이상은 '초고령 사회'로 본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제주도는'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제주도내 43개 읍면동 중 16개 읍면동은 이미'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급속한 고령화로 2026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같은 제주도의 인구 고령화에 따라 고령 소비자의 소비자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2018년 제주도의 고령소비자 상담결과를 분석한 결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2018년 제주도 60대 이상 고령소비자의 상담건수는 799건으로 전년 722건 대비 10.7%(77건)가 증가하였다. 또한, 2017년과 2018년의 연령대별 상담 증감률을 보면 30대(5.0%), 50대(7.2%)에 비해 60대 이상이 10.7%로 가장 높았다. 특히 2018년 제주도의 고령자 천 명당 상담건수는 5.8건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9번째로 나타나 인구수를 비교해 볼 때 제주도가 다른 시·도에 비해 상담건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고령소비자 상담다발품목은 이동전화서비스, 택배화물운송서비스, 침대, 휴대폰, 의류·섬유 순으로 나타났으며, 일반적인 점포판매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TV홈쇼핑, 전화권유판매 등 특수판매방식도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특히 전자상거래 상담건수는 전년  대비 65.9%나 증가하였다. 이는 제주도의 고령 소비자의 소비생활이 일반 소비자와 별다른 차이가 없이 복잡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제주도의 고령 소비자들은 위와 같은 일반적 소비자피해 뿐만 아니라 소비생활과 관련된 범죄행위에도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서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2016년 304건에서 2017년 378건, 지난해 505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피해액도 2017년 34억 원에서 2018년 55억 원, 2019년 현재까지 66억 원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인구 1만 명당 피해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 제주도(1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에 따른 신체적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의 고령 소비자의 낙상사고는 2016년 2,746건, 2017년 3,453건, 2018년 3,82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치료기간이 1개월 이상 소요되는 안전사고 비율(13.3%)이 65세 미만 연령대(0.6%)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가정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낙상사고의 경우 치료기간이 4주(1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94.4%이고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에서 고령 소비자의 소비생활과 관련한 금전적·신체적 피해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령소비자의 능력이나 역량은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 경로당을 방문하여 고령 소비자 교육을 하다보면 소비자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상담대표번호인'1372'를 알고 있는 고령 소비자들이 거의 없다. 제주도의 고령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도내 유관기관 및 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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