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신라이벌" 부천 SK를 꺾고 상위권에 재진입했다. 또 수원 삼성은 이기형의 캐넌슛을 앞세워 대전 시티즌을 누르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전북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삼성파브 K-리그 홈경기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종료 직전 `조커" 추운기가 통렬한 결승골을 터트려 부천을 2-1로 물리쳤다.

개막 후 6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다 2연패를 당했던 전북은 이로써 3승4무2패로 승점 13을 기록, 3위 안양 LG에 골득실차에서 뒤진 4위로 4계단이나 올라섰다.

전북의 `튀는" 골키퍼 이용발은 친정팀 부천과 맞선 이날 133경기에 연속 출전해 러시아 출신 귀화선수 신의손(안양 LG)이 성남 일화 시절 세운 종전 기록(132경기, 92년3월∼95년7월)을 깨트렸다.

기선은 전북이 잡았다. 전반 14분 페널티지역내 오른쪽을 파고들던 전경준이 김도훈의 전진패스를 받은 뒤 자로 잰 듯한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골문 왼쪽 옆그물을 흔든 것.

전북은 전반 42분 서혁수의 28m짜리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때려 더욱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부천의 투지는 전주의 열대야만큼이나 끈적했다.

득점 선두 다보와 이원식을 투톱으로 세워 골문을 줄기차게 위협하던 부천은 전반 종료 직전 최문식이 추가골을 뽑아 1-1의 균형을 이뤘다.

전북 수비진이 페널티지역 중앙에 몰려있는 틈을 타 아크 왼쪽에 있던 남기일이 반대편의 최문식에게 볼을 띄워 노마크 찬스를 열었고, 최문식은 오른쪽 골대 안으로 파고드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이용발을 무너뜨렸다.

허를 찔린 전북은 후반들어 전경준에서 에드밀손으로 이어지는 득점루트가 부천골키퍼 한동진과 수비수 이임생의 선방에 걸려 애를 태웠지만, 마침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추운기가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 홈관중을 열광시켰다.

후반 33분 김도훈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추운기는 46분 페널티지역 안으로 올라온 볼을 최진철이 백헤딩, 골문 왼쪽으로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고 골라인 근처 `사각(死角)" 지대에서 왼발로 강슛,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꿰뚫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9, 10위가 맞붙은 대전경기에서는 후반 이기형과 산드로가 소나기골 세례를 퍼부은 수원이 홈팀 대전을 3-0으로 완파하고 꼴찌를 대전에 물려줬다.

수원은 후반 10분 이기형이 골문 앞 30m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대포알같은 오른발슛으로 선제골로 연결한 뒤 산드로가 연속골을 잡아내 승부를 갈랐다.

오랜 부상에서 회복한 `앙팡테리블" 고종수는 후반 43분 절묘한 스루패스로 산드로의 쐐기골을 엮어내 완전한 부활을 재촉했다.

한편 5경기를 소화한 이번 주말에는 휴가철인 데도 불구하고 프로축구 역대 최다관중(14만5956명)에 버금가는 12만731명의 구름관중이 몰려 불볕더위 속에서도 좀처럼 식지 않은 축구열기를 반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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