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취재1팀 차장

데자뷰. 살면서 한 번쯤은 ‘꿈에서 본 적 있는 것 같다’ ‘꿈이랑 똑같다’ 등의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느낌이나 환상, 데자뷰 현상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학설은 무의식에 의한 행동이나 망각된 기억이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그것이 유사한 경험을 만났을 때 되살아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사람의 뇌가 갖는 저장기능은 수 많은 정보들을 저장하고 있지만 자주보고 접하는 것들만 꺼내본다고 한다. 

요즘 국회를 보면 마치 데자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지난 10일 2020년도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심의한 예산안이 아닌 자유한국당을 뺀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내놨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3일 본회의 개의를 위한 여·야 3당의 협상안을 요구한 바 있지만 일주일도 채 넘기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4+1 협의체’ 전략이 언급되고 있다. 이번엔 공직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 등 패스트트랙 안건처리를 위해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이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전력질주 할 시간”이라며 16일 문희상 국회의장에 본회의 개의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4+1협의체 역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비례대표 50석의 연동률 적용과 관련, 민주당은 50석 중 30석만 준연동형을 적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나머지 군소정당은 ‘연동률이 낮아지면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취지가 무색해진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 체제가 되면서 정확하게 국회가 식물국회가 됐다”고 비난하면서도 “한국당과의 협상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회의 반복된 악습으로 인한 국민들의 데자뷰 현상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검경수사권 조정안, 선거법개정안 등 단일안 협의에 속도를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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