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열 한국교육학회장·경남대 교수·논설위원

지난 12월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가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이하 PISA) 2018 결과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지적 영역의 성취와 비인지적 영역의 특성 및 교육맥락 변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번 2018 PISA 결과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이전 2015 PISA와 비교하여 소폭이지만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삶의 만족도는 '요즘 자신의 전반적인 삶에 얼마나 만족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0(전혀 만족하지 않음)부터 10(완벽히 만족함)까지의 척도로 학생들이 응답한 값의 평균으로 계산한다. PISA 2018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지수는 6.52로 PISA 2015의 6.36보다 0.16이 높아졌다. 그리고 '만족함('7'이상)'이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이전 PISA 2015 때 52.8%에서 56.7%로 참여국 중 PISA 2015 대비 3.9% 증가하여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연적인 차이가 아니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였다. 이렇게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 수준은 이전보다 향상되었지만, OECD 가입국 평균 수준(7.04)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22.8%로 지난 PISA 2015 때 21.6%보다 약간 늘어났다. 

이번 발표된 PISA 2018 결과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향상할 가능성과 더불어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무슨 요인들에 의하여 향상하였는지, 또 다른 어떤 요인들의 작용으로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학생들의 비율이 증가하였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학생의 삶의 만족도가 계속 향상할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학교를 중심으로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생활 과정에서 이전보다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도록 교육적 필요를 넘어서는 규제들을 폐지해 나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을 구속하는 각종 규제나 관습에서 벗어나 자유롭다고 느낄 때 만족한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교육은 분명 학습자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을 본질로 한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성장에 불필요하고 학생의 자율적 판단과 행동을 제약하는 학교 수준의 여러 규정과 지침, 관례들을 폐지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특장점을 발견하려고 애쓰고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인간은 자신을 유능하다고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이에 따라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낄 때 만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생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려고 노력해 오고 있지만, 아직도 교과 성적이라는 단일 기준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경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를 개선해서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을 인정하는 교육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학교에서는 학교구성원 사이에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대 삶에 대하여 만족하기 때문이다. 학생들 사이의 관계,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 학생과 행정직원들과의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 이들 관계에서 독립된 인격의 주체로서 학생들의 주체성이 인정되고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이번 PISA 2018 결과 발표를 계기로 최소한 학교에서만이라도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향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다 함께 실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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