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익 탐라문화연구원·논설위원

1930~50년대 군사기지 역할을 했던 대정읍 모슬포 지역(상·하모리)이 2018년 8월 국토교통부에 의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구로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대선공약 사업으로서 정부예산을 바탕으로 낙후된 도시 내 특정장소에 주거복지 실현, 도시 경쟁력 강화, 사회통합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제주시 원도심 지구(2016), 제주시 신산머루와 서귀포시 월평동 지구(2017), 서귀포시 남성마을과 대정읍 지구(2018)가 선정되어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구축된 도시재생센터와 주민협의회체는 도시재생 기반조성 사업으로 역사성이 높은 공장, 상점, 식당과 여관, 극장건물 등을 매입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사업구상과 프로그램 개발 즉, 수많은 탐방객들을 사업지구로 견인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마련하고 있다. 이 작업은 도시재생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 프로그램이 투입되어 사업지구를 방문하는 탐방객들이 늘어나 지역상권이 활성화될 경우 서비스업 분야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  

대정읍 상·하모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신영물 스토리와 다시 사는 모슬포'라는 주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신영물 주변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슬포를 다시 구현해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하모리 일원 15만㎡를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계획해 2022년까지 국비 75억을 포함해 총 142억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뉴딜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첫째, '신영물 공동 용수권내 역사적 건물들과 장소들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신영물은 모슬포 주민들과 육군제1훈련소 병사들이 함께 이용했던 용천수로, 모슬포를 대표하는 문화상징이다. 또한 신영물 용수권에 남아있는 조선말기 일본인 어부들의 침탈에 저항했던 오좌수 의거비, 1909년에 설립된 모슬포교회, 일제강점기 모슬포 항구 일대에 입지했던 상점과 여관, 통조림과 단추생산 공장, 모슬포금융조합과 어업조합창고 건물, 협창상회 터, 방어축제, 수발 김묘생 기념비 등은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자원이 되기에 충분하다. 

둘째, '제주올레'에 버금가는 탐방로가 개설되었으면 한다. 실례로 서울특별시 마포구를 탐방하는 '마포만포(麻浦萬步)' 길은 1만 걸음 속에 숨겨진 마포 마을 만나기 프로그램으로, 망원역-망원시장-마포종점-한강공원을 연결하는 공간에 분포하는 역사문화유적, 카페, 식당, 갤러리, 소품, 책방들을 연결하는 걷기 코스이다. 이것을 대정읍 도시재생 사업지구에 적용해 육군 제1훈련소 터에 세워진 '평화의 터'로부터 출발해 시계탑과 '서산이물' 및 하모해수욕장 등을 연결하는 탐방로를 만들어 전국에 홍보했으면 한다. 나아가 이들 4~5개 탐방로 전체를 포함하는 탐방로 명칭붙이기도 필요하다. 

셋째, 무엇보다 '몽생이 정신'으로 무장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간에 널리 알려진 '대정 몽생이는 요망지다'는 속담처럼, 대정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걷을 수 있는 몽생이처럼 민첩하고도 영리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정 몽생이'는 석주명 선생이 「제주도수필」(1968)에서 주장한 것처럼 "작지만 강력표한(强力慓悍: 힘이 강하고 날래며 성급하다)하고 인내성이 강하다" 

대정읍민들은 거친 자연환경을 극복하면서 그리고 유배인들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한 몽생이 정신 즉 개척정신과 장두정신 그리고 추진력을 토대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완성시켰으면 한다. 이 사업은 그야말로 낙후된 모슬포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대정읍민들은 대정의 미래를 이끌어갈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지혜와 역량을 모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