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16일 정례회서 도의원당 10억씩 배분 발언 의원 격분
예산안 가결 불구 의원 전체 협의없는 내용 거론 갈등만 부추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6일 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한 발언을 놓고 제주도와 도의회간 갈등이 극에 달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원 전체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관행을 거론하면서 대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6일 제378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6차 본회의에서 2020년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의원님들께 10억원씩 배분해왔던 예산을 2021년도 예산부터 도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 발언 당시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일부 도의원이 배분 예산에 대해 합의한 적이 없고, '우리가 거지냐'라는 말하며 의회를 무시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제주도가 내년도 예산안 계수조정 등 예산 협의 과정에서 지역구에 필요한 예산에 대해 도의회 증액·삭감 이전에 본예산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고, 도와 도의회 예결위간 공감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도의회 전체 의원에 공지 및 합의까지 이끌어낸 사항은 아니어서 이날 도의원들이 격하게 반발한 것이다.

행정시로 개편된 후 읍면동 자체 예산 확보가 어려워졌고, 감사원 지적에 따라 읍면동의 재량사업비 편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읍면동 직원들이 지역내 숙원사업 추진을 위해 도의원들에게 예산편성을 요청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 

하지만 원 지사가 공식석상에서 도의원 1인당 10억원씩 배분 발언하면서 도의회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대립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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