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시 동문시장 올레 안 단칸방에서 태어나 푸른 바다를 품은 사라봉 동네에서 유년을 보낸 문혜영 작가가 첫 소설집 「전갈자리 아내(파우스트. 2019)」를 발간했다.

총 8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으로 등단 후 꾸준히 써온 작품들을 모았다. 첫 번째로 수록된 「전갈자리 아내」는 아내와의 외적 갈등과 화자이 내면 소리를 전갈이란 매개물을 통해 엮은 소설로 작가 특유의 강렬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두 번째 수록 작품인 「거미」는 2017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작품으로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안수길 소설가는 "섬세한 구성과 침착하고 냉정한 문장, 독거미의 잔혹성에 엄마의 잔혹행위를 오버랩 시킨 비유, 은밀한 암시로 반전의 묘미를 살린 절제력이 일품"이란 평가를 내렸다.

이 외에도 자연현상의 일부로서의 연쇄살인을 다룬 「중독」, 성폭력에 노출된 유년의 깊은 그늘을 그린 「숲」 등 다양한 형태의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첫 소설집을 펴내는 문 작가는 "처음 그 별이 지나간 자리에 처음이 아닌 처음이 존재하기 위해"라는 시적 표현으로 감회를 밝혔다. 파우스트·1만3000원.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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