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정 한라도서관 사서

하루 종일 책이 가득한 도서관에서 생활하면서도 책을 보면 이유 없이 설레곤 한다. 사실 평소에 책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책이 있는 곳에 가면 괜히 한 번 뒤적거려보기도 하고, '오늘부터 나도 문학인이 되어볼까?'하는 마음을 먹어보기도 한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따듯한 기운이 있는 듯하다. 그런 책의 기운 때문일까 따듯한 이곳, 제주에는 어느샌가 동네책방이 열풍이다. 

15년 전,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 '책밭서점'에 간 적이 있었다.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빼곡히 꽂혀있는 책들의 향기에 취해 마냥 쳐다보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는 요즘 핫 하다는 '책방 소리소문'을 찾아갔었는데, 외관을 둘러보니 오래된 제주 돌집을 개조한 곳이었다. 그 소담한 공간 안에는 공간마다 주인장의 손길이 느껴졌다. 공간을 나누어 테마별로 도서를 전시하니 보는 맛도 있고, 방문자들의 도서 선택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달의 작가 코너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랄드에 대한 큐레이팅이 되어 있었다. 그 작가의 힘에 이끌렸는지, 아니면 분위기에 취했는지 오랜만에 '밤은 부드러워라'라는 책을 샀다. 

요즘은 공공도서관도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도서 선정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라도서관에서는 제주작가, 사서추천도서, 베스트셀러, 신간도서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이용자들이 쉽게 책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SNS를 통해서도 도서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결국 책방도 도서관도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이번 겨울, 많은 사람들이 책과 만날 수 있는 공간에 찾아와 책의 따뜻함을 마음껏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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