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응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본부장

겨울철은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눈 덕분에 낭만도 있지만 내린 눈이나 빙판길로 인해 도로가 미끄러워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등 어려움도 많은 계절이다.

눈이 내리는 날은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보행자나 운전자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보행자가 어두운 색의 옷을 입었거나 자동차가 등화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는 서로를 확인하기 더욱 어려워져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이런 날씨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부득이 자동차를 운전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는 전방주시를 철저히 하는 한편, 위험을 인지하면 즉시 멈출 수 있는 안전속도로 운전하고, 보행자도 밝은 색의 옷을 입고 본인 스스로가 안전이 확인되었을 때 도로를 건너야한다.

스노우 타이어나 사계절 타이어로 바꾸는 것도 안전운전에 좋은 방법이나 내린 눈이 얼어있는 상태에서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스노우 체인을 구비하여 필요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눈에 자동차 바퀴 자국이 있을 때에는, 바퀴자국 위로 주행하면 미끄러짐이 적은데 특히 쌓인 눈이 어느 정도 굳어진 상태에서는 눈이 가드레일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행하기가 비교적 쉽고 안전하다.

눈이 새로 내렸을 때는 타이어로 눈을 다지는 기분으로 주행하고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아 구동력을 크게 바꾸지 않는 방법으로 주행해야한다.

눈길에서는 출발보다 정지가 몇 배 어렵기 때문에 앞차와의 간격, 또는 정지해야 하는 거리 등을 미리 예측하여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차가 정지 될 수 있을 정도의 속도까지만 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풋 브레이크는 "콱"하고 한번에 밟지 말고 서서히 솜덩어리를 누르는 식으로 밟아 속도를 줄이고, 대부분 ABS가 장착되어 있으므로 미끄러지는 느낌이 있으면 꾹 밟아 ABS의 작동으로 제동하여야 한다.

눈길에서 커브길을 돌 때에는 평소보다 4배 이상의 감속이 필요하고 앞차와의 거리도 2배 이상으로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커브길은 충분히 감속한 후에 진입하며 급격한 핸들링을 피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도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에 눈이 오는 날은 교통사고가 수적으로는 증가하나 운전자가 지례 겁을 먹고 충분히 감속하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의외로 적은데, 문제는 눈이 녹으면서 결빙구간이 생길 때이다. 이때는 노면이 좋은 상태에서 갑자기 결빙 노면이 나타나 바뀐 노면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대형화되고 인명의 손실도 커지게 된다.

지난 14일 경북에서는 도로결빙에 의한 미끄러짐(블랙아이스)으로 40여대의 자동차가 연쇄 추돌하여 7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블랙아이스(Black Ice)는 도로에 내린 눈이나 비가 얇고 검게 얼어붙는 현상을 말하는데 적은 양의 비나 눈이 온 뒤 가장 많이 발생한다.

블랙아이스는 도로위에 얇게 깔린 얼음이 도로와 같은 색으로 보여 운전자들이 알아보기 쉽지 않아 미리 대비하기가 어렵다.

또한, 결빙된 도로는 제동거리가 최고 7∼8배까지 길어질 수 있고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위험이 매우 높다.

블랙아이스 등 빙판길 사고를 예방하려면 운행 전 기상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데 제주지역은 비자림로와 1100도로, 5·16도로 등 중산간도로와, 지열이 닿지 않는 다리위 도로에서 결빙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도로위의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빙이 의심되는 구간에서는 절대적으로 속도를 줄여 서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통과하여야 한다.

또한, 도로관리기관에서는 운전자에게 결빙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을 적극적으로 설치하여 안전운전을 유도하여야 한다.

빙판길에서는 운전실력이 아니라 30km/h 이하의 낮은 속도만이 자동차의 안전한 주행이 가능함을 명심하여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겨울을 보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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