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밤샘협상 노사간의견 팽팽 불발
27일 오전 9시부터 전조합원 미출근 파업
가공용 감귤처리
·삼다수 생산·공급 빨간불

제주도개발공사 노사가 막판 밤샘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예정대로 오늘 오전 9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제주도개발공사 노사는 26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2시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에는 오경수 사장 등 경영진과 노조측이 참석했다.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과 23일 조정을 진행했던 조정위원도 중재에 나섰지만 노사간 입장이 팽팽,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기존 협상때처럼 말바꾸기를 되풀이했다"며 "예정대로 흔들림 없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오늘 오전 9시부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전조합원이 미출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오는 30일 오전 9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공장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다음달 2일 도청 앞에서 집회를 연다.

다음달 3일부터 릴레이 집회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가공용 감귤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도에 따르면 현재 가공용 감귤 처리는 제주도개발공사와 일해, 롯데칠성 모두 3곳이 담당하고 있다. 

본격적인 감귤수확기에 접어들면서 1일 평균 가공용 감귤 처리량은 152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37%(560t)를 처리하고 있는 제주도개발공사는 비상품 물량이 쏟아지면서 감귤가공 1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적체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처리 공장까지 가동이 중단되면 농협과 농가 등 가공용 감귤 적체 물량이 증가, 수매기간 지연에 따른 부패과 등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감귤 가격 하락 대책으로 제주도가 2L 규격(지름 67㎜ 이상~71㎜ 미만) 2만t까지 수매, 가공용 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체 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현재 삼다수 생산 라인 등은 겨울철 정비기간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항만·물류 등 비축물량이 있어 향후 2개월은 생산·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파업 장기화 때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앞서 도개발공사 노사는 7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에 성과급 지급 등 근로자 처우 개선, 직급체제 개편, 근로조건 개선,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경영진이 단체교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노조는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21일 오후 11시까지 조합원들 605명을 대상으로 '제주개발공사노동조합 단체협약 체결 관련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97.26%로 가결됐다.  

23일 지방노동위원회가 도개발공사 노조의 조정신청 건에 대한 조정을 진행했지만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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