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모범공무원 국외 연수 등의 명목으로 외유성 해외 여행을 즐겨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본회의 기간 중 해외 출장에 나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내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는 특위 조사활동과정에서 제기된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와 지하수정책, 갈등관리 방법 등에 관한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24일부터 31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하와이 출장에 나섰다.

그런데 24일은 2019년도 의사일정을 마무리하는 제37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린 날로 그동안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던 '제주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비롯, 60여건의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태석 의장이 시설공단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미리 알려지면서 특위 소속 도의원 5명 중 3명은 안건 처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회의장을 빠져나가 출국길에 올랐다.

또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행자위 소속 도의원 2명도 이들과 함께 해외 출장에 동참했다. 하와이 사례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제주특별법 및 관련 조례 제·개정에 활용하고 제도개선 과제 발굴에도 참고하겠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주최측'인 행정사무조사특위 의원 2명이 빠진 점에 미뤄 행자위 의원들이 대신 곁다리로 들어간 모양새로 비쳐진다.

도의원이 공무원에 비해 의원 해외여비가 적으니 예산을 늘려달라고 회기 중 제주도에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행태를 고려하면 이런저런 핑계로 해외 출장에 나서는 모습이 사실 낯설지만도 않다.

기업인이나 월급에 의존하는 소시민이나 온통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외유성 출장에 나서는 배짱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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