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서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지방소방교

우리 집 현관에는 집을 나설 때나 들어설 때 항상 나를 반겨주는 친구가 있다. 바로 소화기이다. 또한 24시간 우리 집을 돌봐주는 친구가 있다. 바로 단독경보형감지기이다. 이처럼 내 친구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로부터 묵묵히 우리 집을 지켜주고 있다.

여러분들께 주택화재로부터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두 번째 소방관인 내 친구 "주택용 소방시설" 소화기와 주택화재경보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 친구는 2017년 2월부터 소방법령상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안전에 대한 관심부족과 "설마 우리 집에도 불이 나겠어?"라는 안전 불감증 때문에 아직도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7년간(2012 ~ 2018년) 발생한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총 30만 여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그중에 주택화재는 총 55,091건으로 연평균 18.3%(7,870건)이지만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연평균 47.8%(148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시간대별로는 심야시간인 0~6시에 8,652건(15.7%)으로 낮 시간인 12~18시에 18,488(20.7%)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사망자 발생률은 낮 시간이 215명(20.7%)인 것에 비해 심야시간은 339명(32.7%)으로 약 50%정도가 더 높았다.

전체 화재에서 주택화재 발생률은 18.3%인 반면, 화재사망자 비율의 절반(47.8%)이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 인명피해가 많은 것은 심야시간에 발생했을 경우, 화재를 초기에 인지하지 못해 유독가스를 흡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2일 밤 20:50분경 제주시 애월읍 단독주택에서 심한 연기가 발생하였다. 연기 발생의 원인은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외출하면서 발생하였고, 단독경보형감지기에서 경보음이 울려 이웃주민의 119신고로 신속하게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화재를 막을 수 있었다. 자칫 큰불로 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1977년부터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한 미국의 경우 사망률이 설치 이전에 비해 40%이상 감소했으며, 영국은 80%가 단독경보형감지기의 경보 덕에 초기 진화 비율이 높게 나왔다.

소화기는 평소에 자리만 차지하고 미관상 불청객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사용법을 익혀 위급한 상황이 발생 시 소화기를 이용하여 골든타임 내 초기진화 함으로써 큰 피해를 막아 여러분의 가정을 지킬 수 있다.  

이처럼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로 이루어진 주택용 소방시설을 주택 내 설치로 초기에 화재를 인지하거나 진압함으로써 피해를 줄인 사례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도 전체적으로 53건에 달하고 있어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가까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다른 소방시설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별도의 공사 없이 쉽게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반면 그 효과는 매우 큰 걸 알아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여러분도 두 번째 소방관인 내 친구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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