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거의 모든 물을 수자원을 지하수에 의존한다. 지하수를 제주의 생명수라 부르는 이유다. 그런 지하수가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 인구와 관광객 증가에 따른 물 수요가 늘면서 지하수위가 하강하고 있는가 하면 축산폐수와 화학비료, 생활하수 유입 등으로 질산성질소가 먹는물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지역도 도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부 해안지역은 해수 침투로 지하수내 염분농도가 증가하고 있다.

지하수의 위기는 곧 물 부족 걱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 이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더해 수질 오염과 해수 침투 등으로 먹는 물로 부적합한 지하수공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지난해 고시한 수자원관리종합계획(2018~2022년)에 따르면 당장 올해인 2020년부터 1일 4만2000톤을 시작으로 2030년 4만7000톤까지 매년 용수 공급량이 모자라는 물 부족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 지하수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제주도는 지속가능한 관리·보존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제주도의 용수 공급체계를 검토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용수 공급시스템을 갖출 방침이다. 또 함양시설 설치 등을 통해 집중호우 때 하천으로 유출되는 물의 지하수 함양량을 늘려 가용 수자원 추가 확보에도 나선다. 빗물이용시설 지원 예산을 늘리는 등 빗물·용천수 등의 지표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하수는 마구 뽑아쓸 수 있는 무한자원이 아니다. 더욱이 생명수로서 후세대에까지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지하수 자원이 감소하거나 오염되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제주사회가 물 기근에 시달리게 된다. 제주도는 지속가능한 수자원으로서 지하수를 적정범위 안에서 개발·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것과 함께 체계적인 보전·관리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도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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