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기관 연구진 30여명 참여…1m 길이 낚싯줄 발견
고래생태 연구 도움 전망…질병·기생충 추가 검사키로

국내 최초로 몸길이 13m에 달하는 대형 참고래의 부검이 제주에서 진행되면서 고래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과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인하대학교, 세계자연기금(WWF) 등 6개 기관 연구진 30여명은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에서 참고래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해당 참고래는 지난해 12월 22일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약 40㎞ 해상에서 여수선적 어선 H호(78t)가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불법 포획 흔적은 없었다.

이번 발견된 참고래는 암컷으로 길이 12.6m에 무게는 12t에 달한다. 참고래의 경우 20m 이상까지 자라기 때문에 연구진은 어린 고래로 추정했다.

이날 부검 결과 고래 위장에서 길이 약 1m의 낚싯줄 1가닥과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물 조각 1개가 발견됐다.

당초 고래가 해양쓰레기를 먹고 죽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소량이어서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한 연구진은 고래가 플랑크톤 등 먹이를 섭취한 흔적도 있어 굶어 죽었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관계자는 "향후 가장 사인 가능성이 있는 질병과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기생충 등을 검사할 계획"이라며 "사인이 밝혀지는 데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검 진행 이후 남은 사체는 전남 장흥에 있는 의료폐기물 전문 소각장으로 옮겨져 폐기처분되며 남은 골격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골격 표본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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