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경 「바다―레코드(Bada―Record)」

김녕 방파제에서부터 곽지 해변 인근의 카페까지.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 속에서 일상을 살아온 송혜경 작가가 이번에는 일상에 제주를 담근 사람들을 만나 묻는다. “당신의 제주는 안녕하십니까?”라고.

프로젝트 ‘레코드―나는'의 창간호인 ‘바다―레코드(Bada―Record)’는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17명의 사람들을 만나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나’로부터 파생된 것들을 꺼내 타인과 연결하고 기록하고자 했던 작가는 제주가 아닌 다른 곳에 터전을 잡았다 이내 돌아왔다고 한다. 어쩌면 자신의 지난 제주 속 일상에서 놓친 것들을 더듬어 찾아보고자 했던 건 아닐까. 그래서인지 만나는 이들에게 묻는 질문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언어들로 메워졌고, 정겹다. ‘그래서 결국 당신의 제주살이는 어땠냐’는 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닌 다감한 대화가 담담하게 이어진다. 어느샌가 그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기분에 젖어들 때 쯤 작가의 독백이 들린다. 그렇게 작가 자신이 만난 이들의 일상부터 거기서 느낀 자신의 일상까지를 우리에게, 독자에게 한 번 더 나눠주는 셈이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때때로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고 일상을 나누고 싶어 한다. 어째서일까, 하는 질문은 인터뷰 속에 녹아있고 그 답은 책을 읽는 이의 일상에 담겨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가 나눌 또 다른 일상도 기대된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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