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월 기온 상승세…지난 7일 97년 만에 가장 높아
웃자람 현상 등 생육 지장 우려…병충해 발생 가능성도

최근 제주지역이 비교적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도내 월동채소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제주의 12월 평균기온은 2015년 10.0도, 2016년 9.5도, 2017년 7.2도, 2018년 8.7도, 지난해 9.7도 등이다.

같은 기간 1월 평균기온의 경우 2015년 7.4도, 2016년 6.1도, 2017년 6.6도, 2018년 4.9도, 지난해 6.4도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7일 낮 최고기온은 23.6도까지 오르면서 1월 기록으로는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97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은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약하고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내외로 높아 우리나라 이상 기온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 양배추, 브로콜리, 비트, 월동 무 농가 등에서는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뜻한 겨울철 날씨로 인해 월동채소가 웃자람 현상이 발생, 생육에 지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웃자람 현상은 이상 기온 등으로 인해 식물의 줄기나 잎이 길고 연약하게 자라는 현상을 말하며 이후 갑작스런 한파에 추위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기온이 높아 눈 대신 비가 자주 내리면서 겨울철 고온다습한 현상으로 인해 무름병 등 병충해 발생 우려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월동 무 생산 농가 A씨는 "아직 웃자람 현상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따뜻한 날씨가 지속하면 병해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병해충 개체 수를 줄여나가는 등 관리를 위해 방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이상 기온 현상을 보인 제주는 오늘(8일)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낮 기온이 9~12도로 평년 기온으로 돌아갔다. 양경익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