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수·논설위원

한국관광공사는 7일 "중국 선양의 건강식품·보조기구 제조회사' 이융탕(溢涌堂)의 임직원 5000여명이 오는 12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다"며 "2017년 이후 단일행사로는 최대 교모"라 밝혔다. 2016년 하반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처음으로 5000명이 넘는 중국인 단체관광이 한국을 찾는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중국의 인센티브관광이 재개되면서 사드 사태 이후 발길이 끊겼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가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국인 인센티브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증가한 9만9857명을 기록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도 지난해 약 6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750만 명을 포함, 외래관광객 2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운 점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제주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이다. 여름휴가 종합만족도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관광 발전지수가 3연속 1등급을 달성한 곳이기도 하다. 2019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총 1528만 명으로 집계되었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물론 최고치를 기록한 2016년(1585만 명)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과의 사드 갈등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주로 중국인)이 크게 줄며 1500만 명을 하회한 2018년에 비하면 고무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제주 방문 관광객이 다시 증가세로 들어선 것을 당연한 결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면밀한 분석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는데도 1500만 명으로 재진입에 성공한 과정에는 내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세가 한 몫을 했다. 2018년 중국인 관광객은 6.8% 증가(172만 명)에 그쳤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무려 88.7%(1355만 명)를 차지했다. 이는 도심에 집중되었던 관광객의 소비행태가 지역 전반으로 확산된 결과라 한다. 

제주자치도는 올해 관광분야 정책에 5대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513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5대 핵심과제는 △빅데이터 기반 관광서비스 플랫폼 구축 △관광객의 낙수효과를 높이는 지역관광 활성화 △관광산업 체질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 기반 조성 △경쟁력 있는 제주 MICE(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의 머리글자를 딴 것) 산업 생태계 조성 △글로벌 관광 트렌드에 대응하는 국내시장 활성화 및 해외시장 다변화 등이다. 또한 관광정책의 주요 방향이 '모바일이 주도하는 새로운 관광생태계'에 있다고 보고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실로 정확한 판단이고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2월 필자는 본지를 통해 "'스마트한 여행 시대'와 제주"란 글을 기고 한 바 있다. 필자는 관광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정보 접근성의 확보와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 및 강화를 그 해답으로 제시한 바 있다.

관광 지도와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며 여행하던 시절은 끝났다. 손에 쥐어 든 휴대폰으로 정보를 얻고, 사진과 동영상으로 추억을 남기고 공유한다. 공감의 영역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고 있고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이러한 공감의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한 여행의 시대는 콘텐츠의 무한 확장성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초연결성과 초지성이 동시에 발생하며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제주 관광이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환경적 요소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이 가능하도록 상호 간 연결을 실현하고, 또 나와 다른 사람과의 교류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창조적 콘텐츠가 발산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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