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하수처리시설의 허술한 관리로 제주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협받고 있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공공하수관로가 연결되지 않아 가정, 상가, 사무실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직접 처리해 방류하는 시설이다. 제주지역은 하천이 없어 방류수 대부분을 지하로 침투시키고 있다. 그런데 개인하수처리장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적정하게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제주연구원이 7일 발표한 '제주도 개인 하수처리시설 운영 개선을 위한 기초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내 개인 하수처리시설은 1만40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시설용량이 하루 50㎥이상이어서 유지·관리를 위한 기술관리인을 의무적으로 둬야 하는 곳은 152곳(1.5%)에 불과했다. 나머지 98.5%인 1만248곳은 시설용량 50㎥ 미만으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건물 소유주가 관리를 하면서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실제 제주연구원이 제주시 애월읍과 조천읍을 대상으로 기술 관리인이 없는 개인하수처리시설 15곳을 조사한 결과 모두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이 차단되거나 고장난 것은 물론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를 주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아 처리시설 안에 해충이 서식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방류수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나 부유물질(SS)이 기준치의 5배를 넘는 등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곳이 수두룩했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사실상 모든 물을 지하수에 의존한다. 지하수가 오염된다면 제주사회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한번 오염된 지하수는 회복이 불가능하기에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연구원의 제안처럼 개인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과 운영·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 지역단위로 그룹화해 전문기관에 위탁하거나 공영방식으로 관리하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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