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50대 부부가 무인주문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박시영 기자

도내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무인주문기계 '키오스크' 사용이 크게 늘면서 노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주문 대기 시간이 줄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주문받는 인력을 다른 일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인주문기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12일 제주시 오라동의 한 음식점에는 알바생을 고용하지 않고 무인주문기만을 이용해 주문받았다.

무인주문기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60대 남성은 뒤에 서 있는 다른 손님에게 도움을 청해 주문했다.

음식점에서 만난 김덕찬씨(67)는 "주문을 넣으려는데 무인주문기를 사용해 본적이 없다 보니 어렵다"며 "우리 나이쯤이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방법을 묻기도 괜히 창피다"고 속마음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선여순씨(59)는 "아메리카노나 라떼처럼 단품을 주문하는 건 쉽지만 추가하거나 빼는 것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힘들다"며 "이제는 뭘 시켜 먹으려고 하면 공부를 해야 되나보다"고 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젊은 층들에게는 대기시간이 줄어 인기지만 디지털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들에게는 사용에 어려움과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매장 직원은 "무인기계를 이용해 주문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나이가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항의가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무인주문기를 이용하면 인건비 면에서 부담이 줄고 음식 조리에만 신경 쓸 수 있다는 점 등 장점이 많아 설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지털 문맹이 많은 노년층을 위한 무인주문기 사용 교육과 무인주문을 돕는 인력배치 등의 해결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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