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광역 정전 사태 해결 공신…3차례 폐기 번복 40여년 가동
미세먼지 저감 초점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반영, 전력 수급 여유

제주에서는 가장 연식이 오래된 '발전기'가 40여 년의 업무를 마치고 은퇴했다.

13일 한국중부발전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화력발전소에 있는 제주GT(가스터빈) 3호기(55㎿) 운영이 지난해 말로 중단됐다. 1977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것을 기준으로 42년 만이다. 제주와 인연은 드라마틱 하다.

제주GT 3호기는 제주 전체에 2시간 30분 간 전력 공급이 중단됐던 2006년 정전 사태 해결의 숨은 공신이다.

당시 광역 정전은 선박의 닻이 제주 전력 공급량의 44.5%를 책임지던 해저케이블을 건드리면서 발생했다. 발전소 과부하로 손쓸 방법을 찾지 못하던 차에 '비상 전력 공급'이라는 설치 목적을 제대로 발휘했다.

처음 부평내연발전소에서 가동하던 제주GT 3호기는 1994년 6월 '긴급 전력 공급'등을 위해 제주로 이설됐다. 2002년 제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11년 1월 폐지 결정까지 받았을 만큼 조용히 자리를 지켰었다.

그 날 활약 등으로 3차례나 폐지 시기가 연장되며 총 9년을 더 움직였다. 1980년대 설치됐던 내연 발전시설 1~8호기 등이 차례로 폐지되며 도내 최장수 자리를 지켰지만 미세먼지 저감에 초점을 맞춘 제9차 기본계획에 따라 짐을 벗기로 했다.

제주GT 3호기의 자체 기동 발전기 역할은 한림복합GT 1호기에 넘겨졌다.

제주GT 3호기 폐지로 제주 전력 생산 설비용량은 지난해 149만5500㎾에서 올해 144만5900㎾로 줄었다.

전력거래소가 파악한 제주 전력 공급능력 120만4800~135만7700㎾을 감안할 때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역대 제주지역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 8월 8일 기록한 96만5000㎾다. 당시 예비전력은 27만8000㎾, 예비율은 29.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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